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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네온에 숨을 불어넣다, 안형남의 《빛: Let There Be Light》

갤러리 인사1010 외부 전경

갤러리 인사1010은 2026년 1월 14일부터 3월 1일까지 안형남의 개인전 《빛: Let There Be Light》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워터폴 맨션 갤러리의 창립자이자 워터폴 아트재단의 대표인 케이트 신과의 협업을 통해 더욱 확장된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40여 년간 이어져 온 안형남의 조형 탐구의 흐름을 세 개의 전시관에서 보여준다.

안형남은 조각을 기반으로 키네틱 아트, 설치, 멀티미디어 등 매체를 넘나들며 빛·소리의 움직임을 조형 언어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1950년대 대구 출생이지만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해왔으며, 1960년대 키네틱 아트의 영향 속에서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네온과 금속 색면의 구조를 결합해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흔들고 관객이 공간 안에서 단순히 빛을 ‘보는 것’을 넘어서 ‘체험’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닥에 돌 하나가 놓여있고 그 위로 가늘고 반짝이는 봉들이 사다리처럼 위로 치솟아있다. 봉들은 내부가 비워진 기둥을 만들고 있는데 그 몇몇 지점마다 돌이 끼워지거나 매달려있어 ‘자연물’이 ‘기술적 프레임’ 안에 공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야곱의 사다리 시리즈는 하늘과 땅, 자연과 기술처럼 서로 다른 영역을 잇는 상징을 가지고 있으며 관객의 시선이 아래에서 위로 이동하는 동안 내적 성찰을 유도한다.

한국 설화 ‘선녀와 나무꾼’을 그대로 재현해 낸 것이 아닌 설화가 품고 있는 감정을 빛의 언어로 번역한 작업이다. 작품의 핵심은 ‘영원히 붙잡아 둘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사유’이다. 따라서 관객은 네온의 선명한 빛을 따라 이야기의 장면을 마주하기보다는 사라짐과 상실 같은 감각이 남기는 잔상을 읽게 된다.

조각·설치 작업과는 결이 다른 몇 점의 회화도 눈에 띈다. 이것들은 안형남의 아버지 안성진 목사가 남긴 시에서 시작되었다. 작가 기억하는 기억과 신앙, 그리움 같은 사적 영역을 끌어오며 빛을 물질로 다루어온 작가의 세계가 결국 회화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빛’은 더 이상 작품 속 효과가 아닌, 내가 어떤 기준으로 나를 비춰왔는지 되묻게 하는 질문이 된다. 차가운 금속과 네온의 빛, 강한 색들의 대비와 단순한 형태까지 작가는 서로 다른 장면들 속에서 한 가지를 말한다. 인간은 더 많은 성취로 자신을 완성해야만 빛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존재 자체로 빛을 가지고 있다고. 이 전시는 모든 것을 단정 짓지 않는다. 대신 그 사이에서 끝내 분리될 수 없는 것들을 바라보게 하려 함이다.

박지나 wlskjicqc40@mail.com

◇상세전시
안형남 – 빛: Let There Be Light
2026.01.14(수) – 2026.03.01(일)
갤러리 인사1010 1관, B관,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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