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신체들 : 허연화 개인전

2021년 2월 2일부터 2월 23까지 탈영역우정국에서 열리는 허연화 개인전에 다녀왔다. 전시공간은 1층이 전부였지만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한 알찬 전시였다. 특히 작품 속에 작가의 생각과 의도가 잘 드러나 있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며 관람할 수 있었다.

허연화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들을 만들며 한정된 공간의 크기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물리적 한계가 해소된 환경에서의 유동적인 물질과 신체에 대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작업을 하며 소프트웨어 환경 안의 입체들을 현실의 재료로 치환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풍경에서 이를 구성하는 것들에 관심이 확장되어 일시적인 교류로 만들어지는 일상의 단면을 작업에 담고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세계에서 자신이 속한 구조적 모순을 자각하고 이를 시각적 감각과 배치로서 다루고 있다. 

“일종의 체계를 공고히 하는 방식에 나도 참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집단에 소속되는 상황, 그 안에서 서로 간의 가치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상태로부터 이전보다도 더 부유하는 느낌을 받는다.”(작가 인터뷰 中)



<8시에 기상하여 출근하는 벽>, 2021, 합판, 포맥스에 인쇄, 켈지에 인쇄, 220x393x148cm



<Let your body relex>, 2016-2021, 석고, 나무, 플라스틱 점토, 실리콘, 
아크릴, 에폭시, 시바툴, 옷, 천, 스테인레스, 캔버스, 시트지, 가변크기

관람자는 편집하고 출력된 이미지, 페인팅, 옷을 입힌 캔버스, 인물 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를 살펴볼 수 있다. 모두 다른 형식이면서 개별적인 작품이지만 목재 구조와 외/내부용 철조망에 다수 배치됨에 따라 집단적으로 나타난다.

전시장의 나선형 동선에서도 작가가 의도한 시간의 순환적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전면과 후면의 구분이 없고 동선이 열려 있어 인터넷 브라우저 마냥 유동적인 구조이다.

작가는 양립할 수 없는 세계에서 부유하는 동시대인의 초상을 파편적으로 재조직하며 알고리즘에 의한 인터넷 배너창 마냥 도무지 친해질 수 없는 시대의 진중함을 힘껏 발휘하고 있다.

윤혜선 yhsun01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