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훈 개인전_《A SILENT MESSAGE》
2021.11.12-12.12
화요일-일요일(10:00~19:00)
가나아트센터

전시 외관
최병훈 작가의 개인전 《A SILENT MESSAGE》가 가나아트에서 11월 12일부터 12월 12일까지 진행된다. 최병훈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퍼니처(art furniture)의 선구자이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장 시리즈, 사이드테이블과 콘솔 시리즈, 아트벤치 작품들을 포함한 30여점을 통해 그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조망하고자 한다.
최병훈은 대량 생산품과 전통 공예품만이 가구로 여겨지던 1980년대부터 가구 디자인과 예술의 결합이라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왔다. 그의 작품을 수식하는 단어 중 하나인 ‘아트퍼니처’는 그가 1993년 개최한 첫 번째 개인적으로 사용한 말이다. 작가는 그 후 계속해서 가구 디자인의 기능성과 예술의 독창성을 결합시킨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갔다. 그 결과 해외에서도 상당한 찬사를 받았으며, 작년 11월 개관한 미국 휴스턴 미술관 신관에 그의 작품 중 ‘선비의 길(Scholar’s Way)’이라는 조각이 영구 설치되어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미술관 측에서 최병훈과 올라퍼 엘리아슨, 아이 웨이웨이를 포함한 거장 8명에게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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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입구

전시 전경(1전시실)

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21-576>, 2021
이번《A SILENT MESSAGE》전시에서는 가나아트센터의 전관을 활용하여 최병훈의 다양한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A Silent Message’는 장식을 최소화하고, 자연적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관람객에게 사색의 시간을 선사하고, 작품의 본질까지 다다를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서구의 화려한 가구와는 다르게, 자연석과 검은색 목재, 현무암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점이 특징적이다.
먼저, 제1 전시장의 소제목, <빈장의 공간>에는 장 시리즈가 소개되고 있다. 전통적이면서도 모던하고, 다앙한 자연적 소재의 조화를 이룬다. 일반적인 나무 책장처럼 보이지만, 구석구석에 현무암이나 자연석, 수석 등을 삽입하거나 아랫부분 지지대로 활용하여 독특한 미감을 연출한다. 그 결과 관람자는 안정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살짝 비틀어진 비대칭이 주는 아슬아슬함을 경험하고, 나무라는 소재가 주는 따뜻함과 가변성, 돌의 차가움과 영원성의 조화를 느끼게 된다. 참고로, 작가의 작품인 <태초의 잔상 2020>은 현재 서울공예박물관의 안내데스크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이보다 더 다양한 패턴과 크기의 장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전경(2전시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20-542>, 2020
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18-499>, 2018
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21-562>, 2021
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20-536>, 2020

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21-555>, 2021
제2 전시장, <빈상의 공간>에서는 사이드테이블과 콘솔 시리즈가 전시되었다. 이 시리즈 역시 앞선 장시리즈처럼 자연의 상징물인 수석과 나무 위 옻칠처럼 다양한 물질이 섞여 묘한 조화를 이룬다. 여기서 두드러지는 것은 동양의 미술 기법 중 하나인 ‘옻칠’이다. 옻칠은 옻나무의 수액을 채취해 대상의 표면에 수차례 겹쳐 칠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물감’을 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옻칠한 표면은 반짝반짝 빛이 나게 되는데, 이 부분이 돌의 거친 표면과 대비되면서 조화를 이룬다.

전시 전경(3전시실)

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21-567>, 2021

_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21-543>, 2021(왼)
_최병훈, <afterimage of beginning 015-439>, 2015(오)
마지막으로, 제3 전시장으로 넘어가면, <빈좌의 공간>이라는 제목 아래 설치된 아트벤치를 만나볼 수 있다. 최병훈 작가의 아트벤치는 2008년, 덕수궁 돌담길에 설치된 바 있으며,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도 설치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예술, 공예,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트벤치는 벤치라는 말 그대로 사람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일종의 설치 예술 작품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기능성과 심미성 모두를 충족시키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 또한 예술의 경계와 그 넘나듦을 고민해보며, 사색과 치유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
윤란 rani7510@naver.com
동영상 : 김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