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한국 근현대 동양화 흐름 한눈에…울산시립미술관 ‘시대지필’ 전 개최


울산시립미술관이 조석진, 안중식 등 한국 근현대 동양화단 대가 14인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전통 서화에서 현대 추상미술로 이어지는 100년간의 역사적 변천사를 시대순으로 조명하기 위해 2026년 3월 19일부터 6월 14일까지 울산 중구 미술관길 72에 위치한 전시실에서 한국 근현대 동양화 기획전 《시대지필(時代之筆) 》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190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100년에 걸친 한국 동양화단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되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 제목인 시대지필은 '시대를 담아낸 붓'이라는 뜻으로, 격변의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화가들이 붓으로 그려낸 시대의 변화와 정신을 이해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전시에는 한국 근대 동양화의 기틀을 마련한 조석진과 안중식을 비롯해 이들의 제자와 후학 등 총 14인의 작품 150여 점이 출품된다. 기획 단계에서 한국 동양화단을 대표하는 '12대가'의 계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정신적 스승인 조석진과 안중식을 포함해 총 14인의 대규모 라인업이 완성됐다. 출품 작가는 조석진, 안중식, 허백련, 김은호, 박승무, 이상범, 변관식, 노수현, 장우성, 김기창, 천경자, 박노수, 서세옥, 민경갑이다.






전시는 화단의 변화상에 따라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한국 서화의 전환기'에서는 조선의 마지막 화원인 조석진과 안중식의 작품을 통해 전통 화법이 근대 교육 체계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시기는 서양의 문물과 사상에 대응해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동양이라는 큰 틀에서 찾고자 '동양화'라는 명칭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때이다.

2부 '서화가 분리되다'는 1920년부터 1945년 해방 전까지 근대적인 미술 제도가 도입된 시기를 다룬다. 1922년 시작된 조선미술전람회를 계기로 과거 글씨와 그림을 함께 다루던 전통 서화에서 그림 중심의 '동양화' 장르가 분리됐다. 김은호, 이상범, 변관식 등은 이 시기 독자적인 산수화풍을 구축했다.

3부 '국전 창립으로 민족미술을 세우려 하다'에서는 해방 이후 일제 잔재를 청산하려 했던 화단의 노력을 조명한다. 일본풍의 색채나 선 묘사를 배제하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담은 미술을 세우고자 1949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가 창설됐다.

4부 '추상화 도입으로 동양화 개념을 확장하다'에서는 박노수, 서세옥, 민경갑 등 대학 정규 교육을 받은 전후 세대들의 실험적인 시도를 소개한다. 특히 서세옥을 중심으로 한 묵림회는 점과 선, 면으로만 화면을 구성하는 '추상화'를 도입해 동양화의 개념을 넓혔다. 추상화는 사물의 구체적인 형태를 그대로 그리지 않고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을 순수한 선이나 색채로 표현하는 미술 양식을 말한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작품에 담긴 시대적 의미를 직접 파악하는 '독화(讀畫, 그림 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채색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여성 작가 천경자의 작품 등 대중적 관심이 높은 수작들도 함께 포함됐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동양화는 20세기 초부터 한국의 험난한 현대 역사와 함께 호흡해 온 장르'라며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긴 우리 선조들의 희망과 고민을 거울처럼 비추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영상 및 아카이브 자료 전시는 물론 상시 체험 프로그램, 연계 강좌, 특별 세미나가 함께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