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4 - 3.31 파리시청
오토크롬, 즉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발명된 천연색 사진의 상업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 ≪파리의 색≫이 파리 시청에서 열리고 있다. 파리를 찍은 사진하면 으례 그 유명한 윌리 호니스(Willy Ronis)나 로베르 두아노(Robert Doisneau)의 사진들을 떠올리기에 대중들이 갖고 있는 파리의 사진 속의 색은 무채색이다. 그러나 1907년 오토크롬이 시판되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파리시를 찍은 칼라 사진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 속의 파리는 화려하고 매혹적인 색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 메세나로 유명한 은행가 알베르 칸(Albert Kahn)의 주문으로 제작된 사진들, 패션과 예술의 도시라는 식상한 관광지 파리가 아니라 사람의 냄새가 아직 베어있었던 파리를 느낄 수 있는 기셀 프로인드(Gisele Freund)의 빈티지 사진들, 2차대전 당시의 파리와 프랑스 해방의 순간을 담은 역사적 사진들, 그리고 피에르와 쥘(Pierre et Gilles), 장 폴 구드(Jean-Paul Goude), 사라 문(Sarah Moon), 마틴 파(Martin Parr) 등 예술가들이 찍은 사진 등을 연대기적으로 디스플레이 한 300여 점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지난 100년 동안 파리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칼라사진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 역사적 전개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이 도시에 대한 사진가 각자의 독창적인 예술적 시각도 엿볼 수 있다.

판화가 반 다이크-초상 예술
2.7 - 5.5 파리 루브르박물관
루브르박물관이 17세기 위대한 플랑드르 화가 반 다이크가 회화가 아닌 판화로 제작한 초상화집 ≪Iconography≫에 수록된 초상화들과 그 탄생 배경을 공개한다. 동시대의 귀족과 지식인, 예술가, 소장가 등 저명인사들의 초상을 에칭으로 제작했던 ≪Iconography≫의 초판 프린트를 비롯해 판화의 밑그림, 동판 원본 등을 통해 초상 판화가 반 다이크의 또 다른 모습이 재조명된다. 전시에 소개된 자료들은 반 다이크가 루벤스 아틀리에에서 견습생으로 배우던 시절부터 가졌던 판화예술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겨우 11살의 나이에 루벤스의 작품들을 판화로 전사했는데, 루벤스가 교정한 반 다이크의 데생들과 이후 반 다이크 자신이 그의 조수들의 작업들을 바로 잡아주고 있는 부분들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당시까지 초상화가 거의 에칭으로 제작되지 않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판화 제작 과정이 보여주는 철저하고 빈틈없는 반 다이크의 철저한 작가 정신을 고려한다면, 에칭에 대한 그의 예외적인 예술적 재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페르디낭 호들러전
2007.11.13 - 2.3 파리 오르세미술관
호들러(Ferdinand Hodler) 회고전은 살아있을 당시부터 모더니티를 이끈 지도자로 간주됐던 스위스 국민 화가 호들러를 통해 근대 미술의 지형학을 재정의 한다는 의도로 오르세미술관이 기획한 전시다. 호들러는 1900년대 비엔나와 베를린 그리고 뮌헨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그의 가치를 최초로 인정했던 곳은 파리였다는 점에서 오르세미술관에서의 전시는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파리는 제네바시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전시를 금지했던 그 유명한 작품 ≪밤≫을 1891년 Salon de Champ de Mars에서 전시했을 뿐 아니라, 호들러로 하여금 국제적인 명성을 얻도록 만들었던 곳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호들러를 상징주의의 대표적인 화가로 추대했던 샤반느와 로댕 그리고 프랑스의 평론가들이 있었음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질서와 대칭, 그리고 리듬에서 비롯된다는 미학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한 장식적인 풍경화를 통해 세잔에 버금가는 예외적인 풍경화가로서 평가 받았던 호들러는 아울러 추상 미술과 표현주의 미술을 여는 결정적인 계기를 열어주었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전환기의 아방가르드 미술에 연관된 호들러의 미술사적 위상을 그의 대표적 풍경화들과 함께 스위스의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 역사화, 죽음에 대한 그의 개인적인 명상이라고 할 수 있는 초상화, 특히 죽어가는 아내를 그린 초상화 연작들, 그리고 그의 지인들이 찍었던 사진들을 통해 다시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