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부처를 비롯하여 언론 및 사회 각 분야가 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만큼은 국가 경쟁력의 실질적인 강화를 위하여 과거의 성장 패러다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문제 의식과 접근 방법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향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은 어디에서 창출될 수 있을까?

이명박정부 의지에 달렸다

지난달 18일, 글로벌 서울 포럼에 참가한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의 “문화가 돈이고 경제이자 경쟁력이다”라는 말은 새롭게 설정되어야 할 이명박정부의 정책 방향이 무엇이어야 할지를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산업성장만이 아닌 문화혁신을 통해 문화, 관광, 창조산업을 성장시키는 전략을 추진해야 7% 수준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많은 국내외 석학들이 한결같이 ‘문화’와 ‘행복’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는 미래 한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과제개발과 우선 순위 설정 등에서 한 박자씩 늦은 감이 있다. 무엇보다도 문화를 보는 정책적 관심과 실질적인 투자가 문화의 가치에 대한 인식만큼 크지 않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관광부문의 정부 예산이 2.6%로 싱가포르의 9.7%, 홍콩의 7.4%에 비해서도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고 문화 예산도 전체 정부 예산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몇 년간 머물다가 올해에 들어와서야 2%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 늦기 전에 국가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우리 후손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문화, 서비스 산업 강화에 정책적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사회 변화와 성장을 문화와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노력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가 2006년부터 추진해 온 창의적 디자인으로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 사업은 문화, 서비스 중심 성장전략의 가치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를 범국가적인 ‘디자인 코리아 프로젝트’로 확대하여 시행한다는 계획은 전향적이며 창의적인 정책 발상이라고 본다.

경기도의 경우도 문화와 관광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기도를 명품 관광지로 만들어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의 상류층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며 그 핵심 사업으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유치하고 해양 스포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미래가치 못따라가는 예산

문제는 문화와 서비스가 자동적으로 지역발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느라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굵직한 사업추진은 중앙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다행히 차기 정부가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내 투자유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고 한다. 여러 산업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인 만큼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정부간, 지역적, 경제적 갈등 요소에 대한 대책도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기대한다. 과연 문화를 통한 선진 한국이 가능할 것인지는 이제 이명박정부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 있다.

경향신문 2008.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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