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콩바스의 80년 대 : 스타일의 탄생
1.26 - 5.4 노르망디 루비에미술관


로베르 콩바스(Robert Combas)는 디 로자(Di Rosa) 형제, 블랑샤르(Remi Blanchard), 부아롱(Francois Boisrond) 등 20대의 혈기왕성한 젊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80년대 초 프랑스 화단의 반항아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 예술계의 '바스티유 감옥의 탈취'라고 일컬어질 만큼 당시 이들이 회화라는 장르에 가져왔던 '자유'의 바람은 거셌다. 루비에미술관은 이들이 결성했던 프랑스 자유 구상주의(Figuration Libre)의 가장 대표적인 작가 콩바스의 80년대, 즉 콩바스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형성되던 시기의 작품들을 재조명한다. 구상 회화의 부활이 그 오랜 권위의 부활이 아니었던 것처럼, 콩바스는 마치 어린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의 제약 없는 표현에 대한 자유분방함으로 회화에 접근한다. 그는 만화, 낙서, 광고, 락 음악 등 모든 대중문화의 요소들을 팔레트의 물감 삼아, 인간의 성과 폭력, 고통 혹은 사랑과 행복 등 일상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형상(figure)으로 그려냈다. 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의 경계는 무너지고, 신화와 종교, 혹은 역사와 같은 고전적인 테마들 역시 소위 대중적이고 저급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들처럼 현대의 문화를 구성하는 또 다른 예에 지나지 않는다. 기존의 위계적 사고체계가 파괴된 포스트모던한 시대를 사는 예술가에게 예술가 자신이 피부로 느끼고 경험하는 세계의 모든 문화가 예술의 소재이고 표현방식이자 내용이 된다.




아스거 요른전 : 코브라(CoBrA)의 세계
2.8 - 4.6 파리 덴마크의 집


아브뉴 샹젤리제에 위치한 덴마크 문화원이 국민화가로 자랑하는 아스거 요른(Asger Jorn)의 회고전을 기획했다. 1936년 모터사이클을 타고 파리에 도착한 요른은 이 도시에 머무르는 동안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 밑에서 그림을 배웠고, 1937년 만국박람회 때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조수로 일하기도 했다. 그 후 파리는 요른에게 지속적인 예술적 교감과 영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도시가 되는데,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컬렉터들을 통해 그로하여금 예술가로서의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했던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약 25년 전 파리시립근대미술관에서 있었던 전시 ≪코브라(Cobra) 1948-51≫ 이후 처음으로, 그것도 요른의 개인전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초창기 레제에 의해 영향을 받았던 요른의 나이브한 형식적 탐구로부터 자유롭고 표현적인 자신만의 형태 언어를 개발했던 시기를 거쳐 1960년대 시장이나 골동품 상가에서 자신이 찾아낸 '오브제 투르베'(objets trouves)에 그림을 그리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작품을 만들어냈던 시기의 작업들 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우편엽서 사진전
3.4 - 5.18 파리 주 드 폼므, 오텔 드 쉴리 전시관


사진에 관한 성찰들 가운데, 최근 전시나 학술적 연구 등의 형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주제는 사진의 대중적 전달 방식에 관한 것을 들 수 있다. 그 가운데 우편엽서는, 신문이나 책 이전에 최초로 대중에게 사진을 보급했던 매체였다. 1900년부터 사진을 이용한 우편엽서의 대중적 인기가 엄청났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 매체가 대중의 환상과 창의성을 얼마나 자극했었는지 그 역할을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당시 다량으로 광범위하게 유포됐던 우편엽서는 사실 평범한 풍경사진뿐 아니라 상상의 세계에 근거한 이미지들이나 코믹하거나 에로틱한 내용들까지 아우르고 있다. 이때 우편엽서의 사진들은, 당시 대중에게는 생소했던 방식들, 예를 들어 몽타주나 이중인화, 시각적 변형, 또는 근접촬영과 같이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 의해 개발된 표현 기법들을 활용했었다. 제라르 레비(Gerard Levy)와 피터 웨이스(Peter Weiss)의 소장품들에서 추린 500여 장의 우편엽서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 는, 이렇게 20세기 초반 우편엽서란 대중적 전달형태에 의해 산업과 예술이 교차되는 지점에 위치한 자료들을 소개한다. 아울러, 만 레이, 케르테츠, 로트첸코, 브르통, 미로, 달리, 에른스트, 뒤샹, 마그리트, 피카소 등 아방가르디스트들에 의해 1910년대 말부터 그 자체로서 하나의 예술적 표현매체이자 재료로서 사용됐던 우편엽서들 또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