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비평〕
검은 듯 붉은 회화
이동환 개인전, 2013, 5. 29~6. 4, 인사아트센터,
김성호(미술평론가)
큰 화폭 위에 모필로 창출되는 이동환의 회화는 오늘날의 사회라는 컨텍스트에 집중한다. 즉 우리 주변의 사건들의 맥락이 야기하는 양가성을 질문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작가는 자신의 주제의식인 ‘황홀과 절망’이라는 양자의 변별성을, 둘 사이의 경계를 지우는 작업을 통해, 재확인한다. 그런 면에서 물과 불이라는 화제(畵題)는 원인, 과정, 결과의 순차적 고리 속에서 상기한 양가적 차원을 은유화하기에 족하다. ‘물/불’은 우리의 생의 원동력이자 동시에 우리의 힘겨운 삶 속에서 투쟁해야 할 대상으로서의 권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작가는 불이라는 형상화를 통해서 그것이 인간의 ‘평온한 삶’과 ‘극단의 생존투쟁’ 사이에 개입하는 다양한 양태와 작용을 탐구한다. 이렇듯 불이 야기하는 양가적 차원의 대립과 화해를 모색하는 그의 ‘검은 듯 붉은’ 회화는 침잠하는 사유와 폭발하는 표현주의적 조형언어를 통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긍정적 숭고(경배와 황홀)와 부정적 숭고(공포와 절망) 사이에서 그들이 처한 사회적 현실을 곰곰이 되씹어보게 만든다.

이동환,〈삼계화택(三界火宅)〉, 2013, 장지, 수간채, 195 x 260cm.
출전 /
김성호, “이동환 개인전” 『미술과비평』봄호, 2013, p.132. (이동환, 2013, 5. 29∼6. 4,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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