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 8.24 베를린 함부르거 반호프
런던에 사는 독일 사진 작가, 독일사람이면 서도 1997년‘센세이션’ 을 일으켰던 영국 젊은 작가(YBA)들의 뒤를 잇는 신세대 작가로 간주되었고, 독일사람으로선 처음으로 2000년에 터너 상을 수상했던 볼프강 틸만스. 그는 90년 초반부터 런던에 살면서 당시 그곳 젊은이들의 대중 문화와 파티장면들,일상에서 피부로 느끼던 경기침체, 실업자 문제, 에이즈 그리고 세계화 문제가 내포했던 부정적인 조짐들을 마치 스냅사진을 찍는 듯 사실 그대로를 포착하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일상에서 부딪히고 볼 수 있는 모든 것들, 즉 인물, 정물, 거리모습, 하늘을 나는 콩코드, 별들과 일식의 장면,심지어 방안에 아무렇게 벗어 라디에이터 위에 올려놓은 청바지 등까지 도 모두 그의 촬영대상이 된다. 이러한 그의 사진들은 관람하는 관객들의 잠재된 감성과 잊혀진 기억들을 일깨워 놓기에 충분하다. 번 베를린 전시에서 그는 1986년부터 2008년 사이에 제작한 작품들 200여 점을 선별해서 특정한 주제와 특정한 내용의 구분이 없이 선을 보인다. 또한 사진 현상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효과 등을 이용해 제작한 다양한 추상작품들도 보여주면서 구상에서 추상까지, 그리고 사진에서 회화를 넘어서 조각의 영역까지, 더 나아가 공간설치에 이르기까지 사진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제시해 보여준다

제5회 베를린 비엔날레
4.5 - 6.15 쿤스트베르크, 노이에 나치오날 갤러리, 조각공원,
슁켈 파빌용, 그 외 베를린 여러 곳
지금 베를린에서는 폴란드출신이며 현재 스위스 바젤 쿤스트할레 관장으로 있는 아담 침칙(38)이 엘레나 필리포비치(36, 미국, 큐레이터)와 함께 기획한 제 5회 베를린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만일 물체들이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다면’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낮과 밤의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낮에는 28개국에서 온 대부분의 젊은 작가들 50명이 제작한 작품들이 네 군데의 전시장에서 선을 보이고,‘ 내밤들은 당신의 낮들보다 더 멋있어요’란 슬로건과 함께 63일간의 밤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펼치는 또 다른 프로그램, 즉 콘서트, 연설, 퍼포먼스,영화, 워크숍 등이 이어진다.

90년대 초, 지금은 모마(MOMA)의 큐레이터로 있는 클라우스 비젠바흐는 옛 동 베를린의 마가린 공장을 동시대 미술의 전시장인 쿤스트-베르케(KW Institute for Contemporary)로 변형시켰으며, 1998년엔 잘 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들의 활동을 육성하기 위한 차원으로 제 1회 베를린 비엔날레를 그 곳에서 개최했었다. 그 이래로 이 KW건물은 10년간 연이어 꾸준히 이 베를린 전시축제의 중심이 되어왔다. 올해 전시의 특징이라면 특정한 주제가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초대된 많은 작가들이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안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정치적인 성격을 꼬집어 주된 내용으로 다루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그 이유로는 KW건물은 제외하고라도, 위의 젊은 두 큐레이터에 의해서 선정된 전시장소들이 하나는 옛 서베를린이 자랑하던 현대미술의 상징건물로 1968년에 미스 반 데어 로에가 건축한 노이에 나치오날 갤러리이며, 또 하나는 죽음의 선이라 불리던 옛 베를린 장벽이 서 있었기에 지금 아직도 무너진 흔적들이 그대로 놓여 있는,옛 동베를린 중심 속의 유휴지란 사실을 들 수 있겠다. 또 전시된 전체작품의 4분의3이 이 비엔날레를 위해 새로이 제작된 것도 그 한 이유가 될 것이다. 미국에서 작업을 하는 한국작가 김성환(1975년 서울 생)은‘경성에서의 여름 날들’이란 비디오 작품으로 베를린 대신 서울의 역사를 제시한다. 그는 1937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스텐 베르그만의‘경성 여행기’를 토대로 70년이 지난 2007년에 비디오작업을 제작했으며, 그 속에서 그는 시대 변화의 급류에 휘말리면서 제 정체성을 못 찾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서울의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장소인 슁켈 파빌용에서는 비엔날레 기간 동안 5개의 전시가 연이어 개최되는데, 여기에서는 엔날레에 초대된 작가 다섯 명이 각기 자신의 작품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 선배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해 보여준다.
간간이 드로잉과 회화작품들을 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비디오, 사진, 입체, 설치작품들이 전시의 주를 이루었고, 기존의 전시형태 틀에서 벗어나려던 다양한 시도들이 조금은 어설프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풋풋한 인상을 선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