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새로운 전시공간 167개 처,
불황 속에도 갤러리는 증가
| 자료조사 기준일 2013.12.31|
2013년 한 해 동안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등 전시공간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신규공간은 총 167곳으로 집계되었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서울과 지역을 통틀어 15곳이 감소한 수치이다. 2008년은 143곳, 2009년은 99곳, 2010년은 144곳, 2011년 176곳, 2012년 182곳으로 집계된 바 있다. 최근 10년간의 전시공간수 변화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는 상승선이나 최근 그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조사 방법은 서울아트가이드를 기초하여 기타 월간지, 일간지, 웹 검색 등을 통해 새로 생긴 전시공간의 정보를 입수했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전시관, 대안공간 등을 기본으로 하고 전시장의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갤러리카페, 아트센터, 체험관, 기념관, 역사관 등도 포함했다.

전시공간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40%에 해당하는 67곳이 서울 지역에 집중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경우 구 단위별로 살펴보면 종로구가 약 40%에 해당하는 2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13), 서초구(5), 성북구, 중구(4), 동작구(3), 마포구, 영등포구, 용산구(2), 강서구, 광진구, 금천구, 노원구, 중랑구(1) 순으로 집계되었다. 미술시장 호황기인 2008년을 전후로 강남구, 특히 청담동 일대에 대거 몰리던 화랑이 최근 몇 년간 완화된 추세를 보이고 강북 지역은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종로구에 개관한 전시공간 27곳 중 67%에 달하는 18곳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인접한 북촌과 서촌지역에 몰린 것은 국공립미술관과 중대형화랑의 개관이 시너지 효과를 발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새로운 트렌디한 장소로 부상하고 있는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는 2012년 강남구 다음으로 많은 7여 곳 개관에 추가로 2곳이 늘어 삼청동을 뒤잇는 떠오르는 미술벨트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별 분포도를 보면 경기도(24), 전북(13), 광주(12), 부산(11), 강원도, 대구(7) 순으로 집계되었다. 2012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증가한 곳은 경기도지역이다. 분당선 연장, 신분당선 개통으로 서울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것은 상권 활성화와 더불어 문화시설의 확충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에 편중되었던 전시공간의 지방 분권화 현상은 2011년도에 지역이 59%로 40%인 서울을 역전하면서 그 양상이 이어져 2013년도 2012년과 비슷한 수치인 서울 40% 대 지역 60%로 비율이 유지되었다. 서울은 67곳 중 7곳이 국공립으로 설립되었고 지역은 99곳 중 23곳이 국가 또는 지자체에 의해 설립되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방문화융성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월별로 살펴보면 5월(38)에 가장 많은 전시공간이 개관하였고 6월(19), 3월(18)과 4월(16), 11월(13), 9월, 10월(11) 순으로 조사되었다.
공간유형별로 살펴보면 전체 56%에 해당하는 93곳이 갤러리로 조사되었으며 박물관이 17곳, 미술관 16곳 순으로 집계되었다. 이외에도 복합문화공간(9), 기념관(8), 전시관(5), 아트센터, 문화관(4), 창작센터(3), 대안공간(2), 역사관, 예술회관(1) 순으로 조사되었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서울보다 지역에서 활발하게 건립되고 있다.
도심 속 대형미술관, 시민 문화갈증 해소
2013년에 괄목할만한 전시공간의 변화는 도심 속에 중대형미술관이 생겨난 것이다.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위해 더는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거리에 있다. 5월에 경기도 구리시는 수도권 동부권역에 위치한 시민의 문화복지 구현을 목표로 교문동에 구리아트홀을 개관, 9월에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내에 문을 연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경희궁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 이은 서울시립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이다. 10월에 생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루비나아트센터는 높이 7.5m의 300여 평의 전시장 규모로 국내 사립미술관 중에서 단일 층 최대면적을 자랑한다. 11월에 종로구 소격동 옛 기무사와 서울지구병원 터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경복궁, 창덕궁 등 서울 도심의 문화유산과 인접해있어 문화적인 인프라 형성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또한, 이들 대형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아트숍, 도서실, 레스토랑, 카페에 넓은 마당까지 갖춰 시민들의 휴식터가 되고 있다.
개인역사 담고 지역역사가 서린 기억의 보고
현재는 사용하지 않지만 한 지역의 역사와 함께한 근대 건축물을 정비해 흥미로운 문화시설로 탈바꿈한 공간이 전국 곳곳에서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3월에는 대구시가 KT&G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중구 달성로 연초제조창고를 리모델링해 전시 및 창작 공간인 대구예술발전소로, 5월 울산시 울주군은 울주향토사료관을 새로 꾸며 울주민속박물관, ㈜솔로몬은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1964년부터 운영해오다 2001년 10월 폐광된 삼척탄좌시설을 문화예술단지로 꾸며 삼탄아트마인, 6월 경기도 광명시는 1972년 폐광된 가학광산동굴을 재단장하여 광명가학광산동굴 예술의전당, 전북 완주군은 삼례읍 일제 강점기 삼례 양곡창고를 복합문화공간 삼례문화예술촌, 옛 삼례역은 세계막사발미술관으로, 9월 인천시 중구 해안동에 일제강점기 물류창고 4개 동을 국내 첫 종합문학관인 한국근대문학관으로, 10월 경기도 안양시 안양예술공원 내 알바로시자홀을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전문센터로 새단장한 안양파빌리온, 대구시 아트스페이스펄은 달서구 월성동 공장건물에 창고형 전시공간 아트스페이스펄 U-스테이션,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바뀌었다. 역사적인 장소, 유물 등 지역특수성을 가지고 지역문화의 전승, 보존, 연구의 중심지로 살린 예로는 4월에 경기도 오산시는 1950년 6·25전쟁 당시 서울 방어를 위해 참전한 UN군이 첫 전투를 벌인 외삼미동에 유엔군초전기념관,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판교신도시 조성 공사현장에서 나온 7,00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한 판교박물관, 경남 양산시 북정동에 국가지정문화재, 경남도지정문화재 등 유물 2,300여 점을 소장한 양산유물전시관, 5월에 금천구는 가산동에 1960년대에서 80년대 초반까지 구로공단 여공들의 보금자리인 쪽방촌을 재현해 구로공단노동자생활체험관, 11월 전남 나주시 반남면에 영산강 유역에 남아있는 고고자료를 보존하고 전시하며 호남지역 발굴매장 문화재에 대한 광역수장고로서의 국립나주박물관이 개관했다.
그런가 하면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사의 생가나 관련 시설, 개인유물을 보존뿐 아닌 관광요소로 활용한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1월에는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박정희대통령민족중흥관, 3월에 부산 동서대는 해운대 센텀캠퍼스 내에 석좌교수인 임권택 영화감독의 임권택영화박물관, 6월 과천시는 주암동에 평생 추사 김정희 연구에 매진해 온 일본인 학자 후지츠카 치카시로부터 기증받은 유물로 추사박물관, 9월에는 종로구 옥인동에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인 박노수 가옥을 단장해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이러한 역사를 담은 전시공간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폐광지역 복원 사업’, ‘근대문화유산 발굴과 보존운동’ 등은 건축비 절감, 각 지역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살리고 문화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하여 관광요소로서의 활용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간혹 지자체 경제규모를 넘는 호화 시설을 무턱대고 지어놓고 예산 부족과 관리소홀로 아까운 공간을 쓰지 못하는 폐단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건립 취지와 목적은 좋았지만 결국은 과유불급이 된 경우이다. 이런 경우 예산 낭비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게 된다.
특화된 콘셉트로 확실한 색깔 입은 ‘잇’ 스페이스
최근의 전시공간은 단순히 전시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기보다는 예술과 상업을 결합하거나 독특한 건축 외관으로 공간 자체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경향이 보인다. 예술도 소비시대가 된 현대문화인 코드에 맞춰 무게감은 낮추고 힐링과 소통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문화가 한층 일상에 가까워졌다. 3월에는 몇 해 전부터 유행하는 북유럽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듯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북유럽문화원, 4월은 광주시 동구 산수동 예술의거리에 광주·전남지역의 유일한 미술전문 서점이었던 아트타운예술도서가 아트타운갤러리로 업종을 변경, 종합장례용품회사인 ㈜삼포실버드림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세계 각국의 상장례 유물 5,000여 점을 전시한 국내 유일의 상례전문 박물관 예아리박물관, 5월은 이왈종 화백이 제주도 서귀포시 정방폭포 인근에 하얀 백자 찻잔을 모티브로 지은 왈종미술관, 뮤지컬 제작사 신시컴퍼니가 서초구 논현로 신시창작공간 1층에 갤러리 겸 카페 갤러리신시, 한솔그룹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에 ‘전원형 뮤지엄’, ‘슬로우 뮤지엄’을 지향하며 한솔뮤지엄, 광주시 동구 지산동에 1969년 지어진 보급형 한옥을 리모델링한 문화복합공간 신시와, 6월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보석을 커팅한 느낌의 외관이 아름다운 공예전문갤러리 보고재, 12월에는 광주시 동구 의재로에 심리학을 전공한 오진철 대표와 광주양지병원 김석재 원장이 문화예술로 심리를 치료하는 복합문화공간인 해와문화예술공간 등이 개관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점차 경제환경이 좋아지는 추세로 젊은 미술인과 애호가의 문화적 기호가 고급화되면서 전시장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는 차별화된 운영방식이 필요해졌다. 상업성에 밀려 순수예술의 기본을 잃게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들이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화랑가의 변화, 이전 폐관 전시공간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화랑가는 전시장·예산 축소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지역은 호황기에 강남으로 이전하거나 분점을 마련했던 상당수 화랑이 최근 거품이 꺼지면서 강남지역의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강북 미술길이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1월에는 대구에 거점을 둔 리안갤러리가 창원지점을 정리하고 종로구 창성동에 리안갤러리서울, 2월에 아라리오갤러리는 종로구 소격동에 아라리오갤러리서울 삼청을 청담과 통합해 아라리오갤러리서울, 7월 청담동에 PKM트리니티갤러리는 삼청동 PKM갤러리로 통합했다. 갤러리현대 강남점은 휴식기를 갖고 사간동 갤러리현대를 중심으로 전시를 이어갔다. 금산갤러리 헤이리는 2012년 전시를 마지막으로 중구 회현동 금산갤러리 서울만 운영한다. 청담동에서 활발한 전시를 선보이던 청담아트센터, GALLERY 2, vision art gallery, TV12갤러리, 갤러리포스 등은 이전계획 중이거나 잠정적인 휴관에 들어갔다.
이전한 화랑으로는 1월에 인사동 본화랑은 소격동으로, 3월 용산구 이태원동에 갤러리에이큐브는 창성동으로, 창성동에 옆집갤러리는 신사동으로, 한남동에 갤러리스케이프는 소격동으로, 10월 갤러리선컨템포러리는 소격동에서 청담동으로 이전했다.
기업에서 운영하던 전시공간을 폐관하거나 잠정적으로 휴관하는 경우도 잇따랐다. 1월에는 대우증권 역삼역 갤러리, 5월에는 삼성동에 인터알리아 아트 컴퍼니가 모기업인 ㈜코리아로터리서비스의 지원이 중단되며 폐관을 결정, 10월 KTB투자증권은 센터별 갤러리 수를 점차 줄이면서 전체적으로 운영 중단했다.
2014년 미술시장 활성화를 기대
경매 시장을 포함한 전반적인 미술 시장은 일 년 내내 침체를 거듭했다. CJ그룹의 미술품 차명 거래,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 위한 미술품 압류 등 각종 비리와 연루된 미술시장은 더욱 힘들었다. 아트페어에서는 중화권 미술시장이 기대 이상으로 급부상하면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서울의 중심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했다. 현대자동차가 국립현대미술관과 협력해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화 및 대중화를 위해 120억 원을 후원한다고 발표했고, 박근혜 정부는 국정 운영 기조인 문화융성 실현을 위해 문화예술인 창작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이러한 우호적인 환경은 얼어붙은 미술시장의 저변을 데우면서 분위기를 전환할 것이다. 2014년에 대한 가능성으로 맞이하는 마음이 바쁘길 기대한다.


* 추가
얼갤러리 전북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T.063-278-9064
예인갤러리 12.23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성당길 T.063-231-3646
꼼지락아트갤러리 12.26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갤러리메르헨 12.26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동 1053-9 T. 042-825-7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