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5-2009.01.19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데니스 호퍼(Dennis Hopper)는 블루 벨벳, 스피드, 아포칼립스 나우 등 작품성에서든 흥행면에서든 이제는 전설이 된 수많은 영화들에 출연했던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다. 특히 1969년 그가 연기하고 연출까지 했던 로드무비 이지 라이더(Easy Rider)는 기성 체제에 반기를 들었던‘누벨 바그’의 신호탄이었고, 영화사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특출한 작품으로 기록된다.
하지만 그가 1990년대 부터 지금까지 스무 번이 넘게 개인전을 열었던 실력 있는 사진가이자 워홀, 라우센버그, 리히텐슈타인, 바스키아, 혹은 에드 러샤 등과 같은 미국의 유명한 팝 아티스트들과 교류를 나눴던 예술가였다는 사실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게다가 데니스 호퍼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그 누구 보다 먼저 팝 아트에 관심을 갖고 상당수의 팝 아트 작품을 구입했던 주요 컬렉터이기도 하다.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영화인이자 예술가로서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는 데니스 호퍼를 재조명한다. 전시 기간 동안 그가 출연했던 영화를 비롯해 그가 연출하고 시나리오를 썼던 영화들이 상연되고, 호퍼자신이 작업한 사진과 그림과 함께 그의 소장작품들이 전시된다.
>> Cinémathèque Française

자크 비에글레의‘도시 극장’
2008.09.17-2009.01.05
퐁피두 센터
자크 비에글레(Jacques Villegle)는 올해 여든 두 살의 노장이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랑스의 현대 미술가. 퐁피두 센터가 초기의 화려한 추상 대작들부터 최근 음악회 포스터로 리드미컬하게 병치 구성한 작업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대표작 100여 점으로 대규모 회고전을 기획했다.
비에글레는 1949년 2월 파리에서 레이몽 행스(Raymond Hains)와 함께 거리의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을 뜯어내어 ‘데콜라주’를 시도한 이후 지금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발견된’포스터를 레디-메이드처럼 거의 손대지 않고 그대로 전시함으로써 현대미술의 중요한 미적 장치인‘자기 것으로 만들기’(appropriation)의 전략을 이용한다. 이렇게 도시의 카오스가 감추고 있는‘아름다움’이 문맥을 달리하면서 새롭게 발견되기도 하고, 정치적, 사회적 쟁점이 되는 문제가 그 사이에서 불쑥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포스터는 도시의 빈 벽들에 축적된 도시의 이야기, 도시의 역사다. ‘집단적 현실’을 구성하는 것으로 어떤 특정한 시간에 그 곳의‘지배적인 문화’가 무엇이었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시각적으로 반영한다. 동시에 그것은 도시의 추상적이고 서정적인 흔적이자 상처이기도 하다. 헤지고 색 바랜 포스터 조각들, 겹겹이 쌓여서 두꺼워진 마티에르, 그것이 찢겨져 만들어낸 뜻밖의 추상적 형태와 색채 등 비에글레의 작품 자체가 그러한 메타포를 구성한다.
>> Centre Pompidou

피카소와 거장들
2008.10.08-2009.02.02
그랑팔레국립갤러리
단 한 번도 어린 아이처럼 미숙하게 그림을 그린 적이 없었다는 천재 화가, 피카소. 보자르의 교수였던 아버지와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의 미술학교에서 고대 미술과 에스파냐 거장들의 그림을 베끼고 유럽의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엄격한 아카데미 미술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스스로를 미켈란젤로와 라파엘과 견줄 만큼 뛰어난 재능에 열정까지 소유했던 그가 전통의 전복을 꿈꾸고 그것을 큐비즘을 통해 실현시키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기존에 정립된 미적 기준의 파괴자였지만, 동시에 아카데믹한 미술 환경 속에서 그 재능을 키웠던 피카소가 위 대한 회화의 전통과 맺었던 관계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지속되는 대화였지 단순한 거부가 아니었다. 따라서 그는 모사나 주석, 혹은 인용처럼 전통의 권위에 토를 달지 않는 태도를 버리고, 전환, 전복, 왜곡 등을 통해 전통에 도전했다.
피카소가 참조한 그레코, 벨라스케스, 고야, 다비드, 앵그르, 들라크루아, 마네, 쿠르베 등 미술사의 수많은 거장들의 작품들은 이 전시에서 피카소 를 유일한 가이드 라인으로 수집된 것들이다. 말하자면 양식적으로나 시기적으로 서로 상이한, 그리고 하나하나가 이론의 여지없이 뛰어난 예술작품들이‘그림은 그림으로부터 배운다’는 하나의 모티브를 중심으로 모인 셈 이다. 이 전시와 함께 오르세 미술관이 기획한‘피카소/마네’전과 루브르 박물관의‘피카소/들라크루아’전에서는 피카소의 전통에 대한 태도를 보다 집중적으로 읽을 수 있다. 각각 마네의 대표작 <풀밭위의 식사>와 들라크루아의 <알제리의 여인>을 수십 차례에 걸쳐 회화와 데생, 판화, 혹은 모형등 으로 재해석한 피카소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 Galerie nationale de Grand Pal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