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예술이야기(98) 프랑스

존 바토 : 사진, 시선의 장
6.23 - 9.6 BNF 프랑수아 미테랑 전시장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로베르 드와노, 윌리 로니스가 프랑스의 휴머니스트 흑백 사진을 대표하는 사진가들이라면, 존 바토(John Batho)는 1961년, 아직 흑백 사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시기, 사진에서 색이라는 조형적 문제에 천착해온 프랑스 사진가다. 그의 사진에서 색은 피사체를 구성하는 요소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관객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온전한 테마가 된다. 오히려 색을 통해 사진 속의 내러티브 자체가 새롭게 보이고, 색이 내러티브를 완전히 없애버리기도 한다. 그림자의 움직임과 미묘한 톤의 변화, 시간의 흐름, 공간의 유희, 사물의 마티에르와 형태, 그리고 피사체의 우연성 등을 섬세한 시선과 새로운 각도로 포착함으로써, 사진을 어떤 구체적인 사건의 기록이 아니라 순수한 조형적 탐구의 장으로 접근한다.
막스 에른스트 : 선행의 한 주
6.30 - 9.13 오르세미술관
1933년 여름, 막스 에른스트(Max Ernst)가 이탈리아 북부 도시 비골레노에서 3주간 머물면서 제작한 초현실주의 콜라주-소설, ‘선행의 한주’에 수록됐던 오리지널 콜라주 전작 184점이 대중에 공개된다. 이 작품들은 질투, 죽음, 살인 등 뻔하고 자극적인 주제로 프랑스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19세기 싸구려 통속소설들에 수록됐던 목판화 삽화들을 에른스트가 콜라주 기법을 통해 전혀 다른 문맥 속으로 전치시켜 자유롭게 재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신화의 알레고리, 창세기의 암시, 동화나 전설 등 집단적 무의식을 지배하는 크고 작은 서사들이 예술가 자신의 다분히 개인적이고 은밀한 꿈과 혼합된다. 이렇게 기존의 일반적인 상식이나 현실 감각에 도전하는 혼란스럽고 환각적이기까지 한 에른스트의 초현실주의적 이미지들은 권력, 폭력, 고문, 살인, 천재지변 등을 주요 테마로 다루고 있다.

마틴 파 컬렉션 : 파의 우주
6.30 - 9.27 주 드 폼므
현대 자본주의 소비사회를 날카롭고 위트 넘치는 사진 어법으로 비판해왔던 영국의 사진가 마틴 파(Martin Parr). 스스로를 ‘타고난 컬렉터’라고 부를 만큼 오랫동안 다양한 오브제들을 모아왔던 수집광이다. 주 드 폼므는 그의 최근 작인 <럭셔리> 시리즈와 함께, 사진가가 아닌, 그의 사진 작업과 밀접하게 연관성을 갖고 있는 컬렉터로서의 마틴파를 조명한다. 사진 카탈로그, 우편엽서, 일상 생활을 구성하는 오브제, 빅토리아 시대의 동전 등 ‘아마추어’컬렉터들의 수집 대상에 해당하는 소장품들과 함께, 소위 전문적인 컬렉터들의 소장품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사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 컬렉션은 마틴 파 자신의 주요 관심사인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사진들과 함께 토니 레이-존스, 크리스 킬리프, 그래햄 스미스 등 1970-80년대의 사진, 케이트 아넷, 마크 네빌, 톰 우드 등의 현대 사진가들의 사진, 그리고 로버트 프랭크, 게리 위노그랜트, 윌리암 이글스톤 등 마틴파의 작업에 영향을 줬거나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했던 사진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뭐든지 수집하길 좋아하는 다소 특이한 영국인이란 고정관념을 스스로가 아이러니컬하게 다시 즐기고 있는 마틴 파 특유의 독설적인 유머, 그리고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취향, 그러면서 동시에 그것들을 바라보는 틀을 벗어난 독특한 시각이 반영된 마틴 파의 컬렉션과 그의 사진 작업을 비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