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예술이야기(102)



바우하우스, 휘비 워쉬버른, 이자 겐츠켄




바우하우스 : 하나의 개념적 모델
7.22 - 10.4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하우스

제 1차 세계대전의 충격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태동하는 국립미술학교 바우하우스가 바이마르에 설립된 것은 1919년의 일이다. 초대 학장 발터 그로피우스의 이념에 따라 건축, 미술, 디자인의 종합예술교육기관으로 출발한 바우하우스는 당시의 정치적 급류에 밀려 1925년 데싸우로, 1932년 베를린으로 이전하고 나치정부의 강요에 의해서 1933년 자체 폐교 하기까지, 그로피우스(1919-28)를 이은 학장 한네스 마이어(1928-30)와 루드비히 미스 판 데어 로에(1930-33)의 다양한 지도하에 단 14년간만 존속했었다. 그러나 순수한 조형적 상상력과 기술적인 적용능력을 동시에 계발하여 건축 중심의 총체예술을 이룩해 가자던 바우하우스의 교육이념은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던 바우하우스 교수들의 활동을 통해, 유럽에 이어 미국으로 옮겨가 그곳의 아방가르드를 추진한 원동력이 된다. 특히 오늘날의 디자인과 건축은 바우하우스의 직접적인 결과물인데, 특히 조립가구, 철 구조와 유리로 지어진 입방체 건물들은 그 예가 된다. 이번 전시는 베를린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데사우 바우하우스재단, 바이마르 클래식재단이 공동으로 기획하였고, ‘ 바우하우스: 하나의 개념적 모델’이란 제목하에 약 1천여 점의 작품들을 시대별로 선보이면서, 20세기 초 격변하던 산업화 급류를 제어하며 실용미, 기능미를 위시한 예술을 대중의 일상에 접목하기 시작한 바우하우스의 실험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휘비 워쉬버른 : COMPESHITSTEM - the new deal
8.14 - 10.25 하노버 케스트너 게젤샤프트

2007년 베를린의 도이췌 구겐하임 미술관에 초대되었고, 지난해휘트니 비엔날레에도 참가했던 휘비 워쉬버른 (Phoebe Wachburn, 1973년 미국출생)은 주로 장소 특수성을 살림과 동시에 작품 속의 진행과정을 시각화하는 거대한 설치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야구를 좋아하기에, 이번에는 컴퓨터에 의해 조정되는 야구경기를 물의 순환과정과 접목시켜놓고 Competition (경기), shit (빌어먹을), system (시스템)의 세 단어를 복합해 고안한 단어 ‘COMPESHITSTEM’을 전시에 부쳐 놓았다. 복잡한 실험실을 1층에,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타원형태를 2층에 설치하고, 실험실에서 출발한 각 팀을 상징하는 동일한 조건의 두 경로의 물이 경기의 승패에 따라 2층의 물탱크로 옮겨져 다시 순환되거나 아니면 1층에 머물러 여러 목적달성을 위해 소모되는 진행과정을 보여 주는데, 이를 통해 워쉬버른은 삶 속에도 존재하는 성공과 패배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상징적으로 암시해 준다.




이자 겐츠켄 : 열려라 참깨!
8.15 - 11.15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

지난 4월, 런던 화이트챠플 갤러리 재개관전의 타이틀 전시를 선보인 이자 겐츠켄의‘열려라 참깨!’전시가 원래 기획했던 쾰른의 루드비히 미술관에 도착했다. (본지 5월호 참조) 2007년 뮌스터 조각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온갖 잡화를 독특하게 혼합 설치하여 현 시대의 물질풍요, 과잉소비, 그에 따른 사회, 정치적인 문제성들을 꼬집어 비판했던 겐츠켄(1948년 독일 출생). 이번엔, 70년대 중반에 컴퓨터 공법으로 제작되어 채색한 나무 조각에서부터 출발해 석고, 시멘트, 에폭시로 떠내거나 유리 아크릴로 세워진 건축모델, 창과 문들, 복합재료의 사각 기둥들, 시카고 모습을 담은 비디오, 자신의 내부를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들, 회화, 그리고 백화점 창고를 연상시키는 <거리의 축제>란 설치작품에 이르기까지 60여 점의 작품을 선별하여 그녀가 지난 35년간 이룩해 온 창작세계의 청사진을 보여준다. 마치 딱딱한 고치에서 벗어나 서서히 날개를 펼치는 나비와 같이 전통적 조각개념에서 어렵게 벗어나던 겐츠켄이 동시에 건축이란 물리적 공간의 틀을 넘어 사회적 공간으로 관심을 넓히고, 키치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설치작업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부단한 시행착오가 눈에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