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전시회(1)

뉴욕 현대미술관, ‘가브리엘 오로즈코’
2009.12.13-2010. 3.1


뉴욕 현대미술관의 신인 미술가 특별전‘Project’로 16년 전에 동 미술관에 데뷔한 바 있는 멕시코 출신의 가브리엘 오로즈코(1962년생)의 이번 회고전은 신개념의 조각으로 작업하면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주고 있는 작가의 주요한 작품군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 멕시코에서 미대 수업을 마친 그는 1980년대 중반 마드리드를 비롯한 유럽 각 도시를 광범위하게 여행하였으며 이후 90년대부터는 유럽 이외의 세계 각국으로의 여행을 통해 각 도시의 독특한 배경과 컨텍스트를 작품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미술관 회고전으로는 처음인 이번 전시에는 오로즈코의 드로잉,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등 이질적인 작품군 80점이 소개된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시간적인 순서를 따르기 보다는 작가의 실험적 관행에서 주요한 사안 별로 비치되어 있다.

다양한 재료의 사용과 고스란히 노출되는 작업과정으로 잘 알려진 오로즈코의 작품세계는 특히 삶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작업들이 다수이다. 1990년대 조각들 중에는 엘리베이터, 자동차, 자전거 등 레디메이드 오브제를 변형시킨 작품이 많다. 재료의 변형에 위트를 가한, 나무 둥지 아래로 유리로 제작한 눈을 만든 신작 <코끼리 발 아래에 있는 눈>(2009), 진흙으로 심장 형상을 빚어 제작 과정을 보여준 <내 손은 나의 심장>(1991), 미술가의 손과 마음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작업대, 2000-2005> 등도 있다.

미술관 2층 아트리움에 설치된 대형 조각은 멕시코 서부에 위치한 바자 캘리포니아 쉬르 지역에서 발견된 고래뼈를 재구성한 <모바일 메트릭스>(2006)이다. 원래 멕시코 국립 문화예술위원회 위촉으로 멕시코시 도서관 비블리오테카 바스콘셀로스 영구소장품으로 제작했던 작품인데,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기관 외부로 출품되었다. 또한 캔버스와 나무에 그린 원형 패턴 이미지 작품 다수가 전시되고 있으며, 사진 또한 오로즈코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이어서 오브제를 시적이고 유머러스하게 변형시킨 상황을 찍은 사진, 혹은 그가 발견한 어떤 조각적인 상황을 그대로 찍은 스트레이트 사진도 보여진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벨라스케츠 재발견’
2009.11.17-2010.2.7


벨라스케츠의 작품으로 최근 밝혀진 <어느 남자의 초상화>에 관한 특별전시이다. 이전까지는 벨라스케츠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작품이나 작품 복원과 연구가 완료된 이후 벨라스케츠 본인의 작품이라는 새로운 결론이 주장되었다. 1630년 경에 제작된 이 초상화는 단색조 배경에 모델이 우측 45도 각도로 얼굴을 돌리고 있는 젊은이의 상반신을 보여주는 인물화이다. 다소 헝클어진듯한 머리카락이지만 얼굴 윤곽이 선명하게 묘사되고 명암이 분명하게 표현된 이 초상화는 1944년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들어왔고 최근 수년간 전시되고 있었으나2009년 여름에 일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지금까지 작품을 덮고 있는 두꺼운 유약층, 그리고 1925년에 가해진 가필로 인해 원작의 정확한 이미지가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1950년대부터 학계에서는 벨라스케츠 특유의 풍부한 색채와 유연한 붓놀림이 결여된 이 작품이 벨라스케츠의 것이라기 보다는 그의 방식을 따른 화파의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번에 행해진 미술관 복원실의 세척 및 작품 연구와 역사적인 고증을 거친 결과 벨라스케츠의 전문가 조나단 브라운에 의해 그의 작품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 초상화는 실제 인물을 모델로 그렸을 뿐 아니라 작품이 완성되는 단계가 전형적인 벨라스케츠의 방식이다. 인물이 누구인가에 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동일한 남성이 벨라스케츠의 역사화 <브레다의 항복> 화면 맨 우측에 등장하는데 과연 화가 스스로의 모습인지 타인의 초상화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 초상화와 함께 <브레다의 항복> 등 미술관이 소장한 다른 벨라스케츠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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