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영국 전시회(3)


마이클 랜디 : 아트 빈(Art Bin) 1.29 - 3.14 사우스 런던 갤러리

마이클 랜디는 사우스 런던 갤러리를 예술품을 버리는 거대한 예술품 쓰레기장으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 ‘아트 빈’을 소개한다. 전시기간동안 600m³규모의 예술품 쓰레기장은 작가의 말을 빌어 “창의적 실패물들의 모뉴먼트”로 변해간다. 랜디는 2001년 자신의 신분증, 자동차, 친구들의 예술작품을 포함하여 7227품목에 달하는 일체의 소유물들을 폐기처분해버리는 ‘Break Down’ 이라는 설치 작품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유사적으로 처분, 파괴, 가치, 소유권 등에 대한 주제가 드러나는데, 이는 초기 작품인 치즌 해일 갤러리 프로젝트, ‘Scrapheal Services’(1995)에서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요소들을 잘게 부수어 청소하던 시점부터 일괄적으로 드러나는 랜디 작품의 주제적 관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주고받는 실질적인 물건이 가지는 자본적 가치를 다루면서 이번 작품은 더욱 소유권과 저작권에 대한 심층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트 빈’은 미술기관과 시장의 역할이 작가들의 커리어를 해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미술시장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과 현대미술이 직면하는 복잡한 모순들에 대한 언급을 하는 듯 여겨진다.

누구든 자신들의 작품을 처분하도록 갤러리 사이트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나 마이클 랜디에 의해서 선택되어진 작품들만이 쓰레기장으로 들아갈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인해 랜디는 젊은 작가들이나 컬렉터들로부터 자신의 (쓰레기 아트) 컬렉션을 만드는 방법론을 가짐으로써 소유와 미술품에의 접근이 가지는 복잡성에 주목한다. 현재까지 수집되어 예술품 쓰레기장으로 던져진 작품들 중에는 데미안 허스트의 회화, 트레이시 에민과 질리언 위어링의 작품들이 포함되었다. 이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사전에 누군가에 의해 대단한 가치를 취득될 가능성이 있었을지언정, 쓰레기장 안으로 들어간 이상 이미 상하구분이 없는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작가의 추측에 의하면 그 어느 누구도 내재적인 가치를 가지는 작품을 버리고자 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 예술품 쓰레기장은 특정 종류의 작품들과 예술가들의 실패물들만이 모이는 창의적 실패물들의 모뉴먼트라는 것이다.




팀 이첼 2.4 - 3.24 가스웍 갤러리

팀 이첼은 넓은 영역에 걸쳐 작업하는 아티스트로, 퍼포먼스 그룹으로 알려진 포스트 엔터테인먼트(Forced Entertainment)의 아트 디렉터이며 때로는 다양한 시각예술가, 사진가, 안무가들과 협업하기도 하고, 소설 ‘브로큰 월드’의 작가이기도 하다. 가스웍에서는 ‘아트 플레이버’(Art Flavours)와 ‘시티 체인지스’(City Changes)의 두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아트 플레이버’는 이태리 메니페스타 7을 위해 제작한 작품으로 이태리의 평론가이자 큐레이터인 로베르토 핀토와 아이스크림 제작자 오스발도 카스텔라리 두 사람의 대화를 녹화한 비디오 영상물이다. 핀토는 몸, 기억, 스펙터클, 아카이브라는 네 카테고리를 예술사적으로 설명하며 카스텔라리의 역할은 이 컨셉을 4가지 아이스크림의 맛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카스텔라리가 미술사적인 주제를 아이스크림의 맛으로 이해하고 해석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다소 부조리하게 다가온다. 대중적 간식거리인 아이스크림과 예술의 조우를 통해 아카데믹하고 분야 특정적인 예술의 언어가 대중들이 섭취할 수 있는 대중의 언어로 해석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시티 체인지스’는 단순한 언어 게임을 연상시키는 구조를 가진다. A4크기의 종이에 적힌 스무 개의 텍스트가 연속적으로 디스플레이 되어있다. 변하지 않는 도시에 대한 묘사에서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하는 똑같은 도시에 대한 텍스트들이 이어진다. 언어와 그것의 내러티브가 취할 수 있는 일종의 속임수, 헷갈림에 관심을 가지는 작가는 궁극적으로 그러한 언어적 조작이 변화와 혼돈, 안정성과 불안정성에의, 대외적으로 정치적이면서 내적으로 감성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기를 의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