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독일 전시회(4)

올라프 메첼 : Any Questions?
2.26 - 5.24 뒤이스부륵 퀴퍼스뮐레 미술관


독일 철, 석탄생산의 중심지로 유명했던, 옛 서독의 중부 도시 에쎈을 위시한 루어지방은 올해 2010년의 유럽 문화수도로 선정되었다. 덕분에 이곳 루어 지방의 14개 도시에 산재한 20개의 미술관들 (RuhrArtMuseums)은 “Mapping the Region”이라는 타이틀 속에서 다양한 전시들을 기획하는데, 이곳 퀴퍼스뮐레 미술과의 “또 궁금한 거?”라는 메첼의 전시도 그 일환이다. 1987년 베를린 쿠담거리에, 1968년에 발발했던 독일의 학생운동과 당시의 상황들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바리케이트, 카트 등을 높게 쌓아 올린 야외작품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긴 했지만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독일의 오브제설치 조각가 올라프 메첼 (Olaf Metzel, 1952년-)은 카쎌 도쿠멘타와 뮌스터 조각전에도 초대된 바 있다. 그는 이곳 두이스부륵에서도 변함이 없이, “공격, 폭력, 운동, 미디어 그리고 인적자원개발 차원의 교육은 항상 나의 관심사이다” 라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내용들을 다룬 사회비판적인 작업들을 설치했다.

이 전시를 위해 그는 산업공단의 부정적인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두이스부륵이라는 도시의 사회적 공간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그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새로운 작품들과 이전의 작품들을 선 보인다. 물감, 펜, 스프레이 등으로 가득 메워진 훼손된 교실내의 책상과 의자들로 (학교를증오해, 2010), 완전히 파손되어 쌓여있는 농구장 시설들로(112: 104, 1991), 70개의 야구방망이를 벽에 두른 군용 천 사이 매달아 놓은 설치작품(또 궁금한 거?, 1996)들로 그는 낮은 교육열, 반달리즘, 폭력 범죄 등이 만연하는 도시의 모습을 고발한다. 이렇게 폐허로 변할 수도 있을 도시 두이스부륵의 미래를 경고하려 한다는 메첼, 그래서 그의 작품행위는 또한 선동행위와 동의어로 이해될 수 있다. 또 궁금한 거?



아나 토르프스 : 앨범/트랙스 A
2.27 - 6.18 뒤셀도르프 쿤스트잠믈룽 K21


재현과 상상, 현실과 가상이란 화두와 함께 유럽의 문화, 정치, 역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작업을 풀어나가는 벨기에 출신의 아나 토르프스 (1963-)는 이번, 독일의 첫 미술관 전시에서 다섯 점의 거대한 흑백 슬라이드 설치작업들과 다양한 시리즈의 사진작업들을 선 보인다. 토르프스는 신의 계시를 받고,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했던 나라를 구했던 쟌 다르크에 얽힌 역사적 기록들, 1919년 1월 15일 베를린에서 독일 국경 수비대 소속 병사와 장교에 의해 살해된, 독일 사회주의당의 창시자였던 칼 립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륵의 사건을 다룬 법정 소송자료들, 르네상스 작곡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모리스 마터링크의 단막극, 로베르토 로쎌리니의 영화들을 자신이 보는 새로운 각도에서 용의주도하게 분석한 후, 유출해 낸 새로운 해석을 연극배우들과 함께 슬라이드 영상 속에 재현해 놓았다. 정지되었다가 다시 흐르는 듯한 영화의 장면들처럼 한 장면 한 장면 연이어 이어지는 흑백 사진의 영상들, 연극의 단막을 보여주는 듯한 비디오 영상들 속에는 상기한 역사 정치 문화와 관련된 특정한 장소,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대화로 또는 문자로 첨부된다. 체포되어 법정에서 심문을 받으며 흘리는 쟌 다르크의 눈물, 사건현장 증인들의 반복 거듭되는 증언 속에 리얼하게 묘사되는 칼 립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륵의 살해장면들 등, 비록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 파묻혀 있던 왜곡된 역사의 진실들이 전적으로 파헤쳐지지 못하고, 당시의 사건기록들이 정말 그의 진위성을 파헤쳐주지 못할지라도 토르프스가 제시하는, 눈 앞에서 펼쳐지는 영상들은 가상의 경계를 하면서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 잊혀졌던 역사의 사건들을 시간을 초월한 생생한 현실의 상황으로 크로즈업 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