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파노라마
2.2 - 6.6 LA 게티 미술관
각각의 도시는 그 지역 특성에 따라 독특한 풍경을 창조한다. 게티 미술관의 “도시 파노라마”전은 캐서린 오피, 제프 치엔싱 랴오, 수 김(한국명 김진수) 등 세 명의 컨템퍼러리 미술가들이 서로 다른 특정 도시를 파노라마적으로 찍은 사진을 통해 건축과 교통 수단이 어떻게 도심의 기반시설을 규정짓는지 보여준다. 출신지역이 다른 3인은 도시 환경의 독특한 성격을 해석하여 서로 다른 사진 기법으로 각 도시의 풍경을 포착했다. 현 UCLA교수인 캐서린 오피의 흑백 사진 연작 ‘미니 몰’은 LA에서 펼쳐지는 상점가를 다큐멘타리 적으로 접근하여 서부의 도시 풍경화를 기록했다. 자동차 문화, 이민자 문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LA 건축 외관을 디지털 광각 파노라마로 담아 7×17인치 네거티브에서 인화했다. 오피의 LA 사진은 그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공동체의 정체성의 탐구와 맥을 같이 한다. 90년대 초반부터 동성애 친구들 무리의 초상 사진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다른 한편으로 도시 풍경을 그 지역의 초상화 처럼 다룬 것이다.
타이완 출신으로 현재 뉴욕에 거주하는 제프 랴오의 ‘하비타 7’ 시리즈는 뉴욕의 7번 전철을 따라 분포한 다양한 지역, 예를 들어 뉴욕의 명물인 타임스퀘어, 이민자 주거지역인 우드사이드 등을 담은 사진들이다. 이 시리즈는 같은 장소에서 찍은 여러장의 8×10인치 네거티브를 조합하여 실제로 존재하면서도 사실상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어느 특정 장소의 풍경 사진을 연출했다. 한국 태생인 수김의 작품은 아이스랜드의 수도 레이카빅의 하지 때 생기는 백야를 주제로 한 ‘밋나잇 레이카빅’이다. 21/4인치 포맷 카메라로 인화한 사진을 자르고 붙여 만든 핸드 컷 작품에 보여지는 레이카빅은 보행자를 우선시한 밀집형 구조와 개방형 건축물로 이루어진 생동감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수김이 포착한 백야의 밤풍경은 밝지만 인적 없는 거리의 기이한 느낌을 창조한다.

스킨 프룻
3.3 - 6.6 뉴욕 뉴뮤지엄
미술가 제프 쿤스가 처음으로 큐레이팅을 맡은 “스킨 프룻” 전시는 인체를 주제로 한 개인 소장가 데이키스 조애누의 콜렉션으로부터 선별된 50여 명 미술가의 100여 점 작품을 소개한다. 컨템퍼러리 아트로 유명한 데이키스 조애누 콜렉션은 뉴뮤지엄의 이번 전시를 기해 미국에서의 첫 선을 보인다. 이 콜렉션으로 들어온 첫 미술품은 80년대에 구입된 쿤스의 작품이라, 이번 큐레이팅을 맡은 쿤스와 소장가의 돈독한 관계가 주목될 뿐 아니라. 쿤스가 미술관에 연 첫 전시가 바로 1981년도의 뉴뮤지엄 전시이기도 하여 미술가, 컬렉터, 미술관 사이의 긴밀한 관계도 조명된다. 자선사업가이자 예술애호가로서 뉴뮤지엄의 이사이기도 한 데이키스는 80년대부터 현대미술품을 본격적으로 콜렉팅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유명 작가부터 신인에 이르는 400여 미술가의 1,500여점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1983년에는 컨템퍼러리 아트 전문 비영리 기관인 DESTE 파운데이션을 설립하여 전시기획은 물론 미술관련 행사 및 출판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데이키스 콜렉션은 인간 형상에 관한 새로운 이미지를 표상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동안 이를 바탕으로 신체를 주제로 한 “인공적 자연”, “포스트 휴먼” 등의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데이키스가 서구 해부학의 규범을 표상했던 고전주의 조각의 탄생지 고대 그리스의 후예라는 점도 흥미롭다.
이번 “스킨 프룻”전은 동 콜렉션의 모태가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쿤스의 “평형상태의 공(One Ball Total Equilibrium Tank)”(1985)를 비롯, 데이빗 알트메이드, 재니 안토니, 메튜 바니, 폴 메카시, 로버트 고버, 마이크 켈리, 테렌스 고, 마크 멘더스, 폴 멕카시, 팀 노블, 키키 스미스, 카라 워커, 제니 홀처 등의 조각, 회화, 종이 작품, 인스털레이션, 비디오 등을 소개한다. 전시명 “스킨 프룻”은 인간 형상을 경험을 담는 용기로 간주한 개념에서 비롯되었으며, 창조, 진화, 원죄, 섹슈얼리티 등에 관해서 언급한다. 또한 ‘피부’와 ‘과일’은 내부와 외부, 우리가 보는 것과 소비하는 것 사이의 긴장 상태를 연상시킨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해 뉴뮤지엄은 컨템퍼러리 미술로 뛰어난 개인소장품을 보여주는 ‘가상의 미술관’ 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