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전시회(6)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피카소 전
4.27 - 8.1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각각의 도시는 그 지역 특성에 따라 독특한 풍경을 창조한다. 게티 미술관의 “도시 파노라마”전은 캐서린 오피, 제프 치엔싱 랴오, 수 김(한국명 김진수) 등 세 명의 컨템퍼러리 미술가들이 서로 다른 특정 도시를 파노라마적으로 찍은 사진을 통해 건축과 교통 수단이 어떻게 도심의 기반시설을 규정짓는지 보여준다. 출신지역이 다른 3인은 도시 환경의 독특한 성격을 해석하여 서로 다른 사진 기법으로 각 도시의 풍경을 포착했다. 현 UCLA교수인 캐서린 오피의 흑백 사진 연작 ‘미니 몰’은 LA에서 펼쳐지는 상점가를 다큐멘타리 적으로 접근하여 서부의 도시 풍경화를 기록했다. 자동차 문화, 이민자 문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LA 건축 외관을 디지털 광각 파노라마로 담아 7×17인치 네거티브에서 인화했다. 오피의 LA 사진은 그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공동체의 정체성의 탐구와 맥을 같이 한다. 90년대 초반부터 동성애 친구들 무리의 초상 사진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다른 한편으로 도시 풍경을 그 지역의 초상화 처럼 다룬 것이다.

타이완 출신으로 현재 뉴욕에 거주하는 제프 랴오의 ‘하비타 7’ 시리즈는 뉴욕의 7번 전철을 따라 분포한 다양한 지역, 예를 들어 뉴욕의 명물인 타임스퀘어, 이민자 주거지역인 우드사이드 등을 담은 사진들이다. 이 시리즈는 같은 장소에서 찍은 여러장의 8×10인치 네거티브를 조합하여 실제로 존재하면서도 사실상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어느 특정 장소의 풍경 사진을 연출했다. 한국 태생인 수김의 작품은 아이스랜드의 수도 레이카빅의 하지 때 생기는 백야를 주제로 한 ‘밋나잇 레이카빅’이다. 21/4인치 포맷 카메라로 인화한 사진을 자르고 붙여 만든 핸드 컷 작품에 보여지는 레이카빅은 보행자를 우선시한 밀집형 구조와 개방형 건축물로 이루어진 생동감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수김이 포착한 백야의 밤풍경은 밝지만 인적 없는 거리의 기이한 느낌을 창조한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정물
5.8 - 7.30 가고시안 갤러리


팝 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전시가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약 세 달간 열린다. 1972년부터 1980년대 초반의 작품에 중점을 둔 이번 전시는 그의 정물화만을 단독으로 다루는 첫 번째 전시로써, 전세계의 저명한 개인 컬렉션과 미술관에서 온 50개가 넘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강하고 선명한 색의 사용과 벤데이 (benday) 인쇄기법을 응용한 반복적인 점들로 대표되는데, 그의 정물화 또한 평면성과 사물의 굵고 대담한 윤곽을 통하여 그의 특유의 만화적 기법을 보여준다. 그의 정물화는 다른 일반 정물화들과는 달리 실제 존재하는 사물이 아닌 그 사물의 묘사나 복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가 영향을 받은 복제의 개념은 기계를 통한 다량 생산과 연관이 되었기 때문에 신문의 사진이나 잡지의 광고물을 연상케 한다. 리히텐슈타인이 말했듯이 그의 정물화는 특정한 분위기나 기운이 부재한다는 점에서 일반 정물화와 차별되기 때문에, 기존 정물화 전시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브루스 나우만 : 날들
6.2 - 8.23 현대 미술관


위상 정원 (Bruce Nauman: Topological Gardens)으로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여한 브루스 나우만의 날들(2009)이 오는 6월부터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이미 회화적 기법에서 탈피, 네온, 비디오,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들을 통한 작품활동으로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알려진 나우만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현대 미술계에서 그의 위치를 확인시켜 준다. 날들은 14개의 얇은 사각형 스피커들로 구성된 음향 설치 작품으로 각개의 스피커에서 사람의 목소리로 녹음된 요일들이 무작위로 나열 되어 관객들에게 들려지는데, 2열로 줄지어진 스피커를 통과하는 것은 마치 한 주 안에서 시간의 흐름을 경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스피커에서 물 흘러 내리듯 나오는 목소리들은 한 개인의 것이 아닌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다수의 음성으로 개개인의 특징을 잘 담고 있는데, 제 각각의 음성이 모여 어느 때는 불협화음을 이루지만 순간적으로 공명한 리듬과 화음을 만들어, 최면을 거는듯한 음향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