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하는 신조어 중에 ‘갤러리맨’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골프 관람객인 갤러리를 비유한 것으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일을 마치 골프 경기 구경하듯 하는, 주인의식과 정체성이 없는 구성원을 가리킬 때 자주 쓰인다.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에는 갤러리맨처럼 국민적 정체성을 잃어가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변하는 정보기술(IT) 세상에서,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세대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민족의 역사를 모르면 미래가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듯,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때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건립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자리에선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미래의 박물관은 마인드 마크의 상징으로 자기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과거에는 조상, 묘지, 제사 등이 우리의 뿌리 역할을 했지만, 현 세대에는 가족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여러 이유로 인해 묘지나 조상, 제사와 같은 것의 인식이 희박해지면서 박물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세대들은 어떠한가. 민주와 평화의 중요성은커녕 가까운 역사마저도 인식하지 못한 채, 감각적인 사회현상만을 좇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신세대에게 기성세대, 즉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의 흔적과 목소리를 전해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미래 세대에게 과거의 역사를 이해하고, 역사적 가치를 기반으로 정체성을 찾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근현대사의 흔적을 기록하고 소개하는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역사박물관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어디에서 왔으며, 그 대가는 무엇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는 공감의 장소가 돼야 한다. 또한 질곡의 현대사를 여과 없이 보여줘 지금의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며 그 응집된 힘을 외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 속담을 들지 않더라도 오늘 우리 기성세대들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통해 우리 현대사를 잘 꿰어 내야 하는 소명을 갖고 있다.
내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또 기성세대로서의 책무가 막중함을 실감하는 이유다.<-세계 2011.1.1
http://www.segye.com/Articles/News/Opinion/Article.asp?aid=20101231002844&c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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