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제치고 세계 경제 2등으로 도약한 중국이 미술시장에서는 미국과 영국을 한꺼번에 누르고 세계 1등이 되었다. 세계적인 미술시장 정보지인 `아트프라이스(Artprice)`가 3월 1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작년 경매수입액 기준으로 중국은 세계시장을 33% 점유함으로써 1등이 되었으며 그 뒤를 미국(30%) 영국(19%) 프랑스(5%)가 이었다.
1950년대부터 미술시장 순위는 공식적인 집계가 가능한 경매수입액 기준으로 메겨지며 중국은 2008년 프랑스를 누르고 3등이 된 지 불과 3년 만에 1등이 된 것이다. 세계 톱 10 작가에는 중국 작가가 4명이 포함됐다. 앤디 워홀 다음으로 치바이스가 2등을 차지했고 쉬베이훙이 6등, 장다이첸이 7등, 푸바오스가 9등을 각각 차지했다. 톱 10 컨템퍼러리 작가에는 중국인이 무려 6명(쩡판즈, 천이페이, 왕이둥, 장시아오강, 류샤오둥, 류예)이나 올랐다. 미국 작가는 장 미셸 바스키아, 제프 쿤스, 리처드 프린스 등 세 명이다.
중국이 이르면 2019년(영국 이코노미스트 추정) 혹은 늦어도 2025년(일본 내각부 추정)이 되면 미국을 넘어 세계 경제 1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운데 문화 강국 1등 자리는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이것이 중국인들 자존심이자 그들의 문화적ㆍ인종적 우월의식인 중화사상일 것이다. 이 사건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에서 문화적 패권을 빼앗아올 때 상황을 연상시키지만 이는 훨씬 의미심장하다.
지난 2세기 동안(인류 역사를 통해 볼 때는 아주 짧은 기간) 우리는 서구문명의 지배를 받으면서 서구의 가치와 문화가 당연히 우월하고 보편적인 것으로 생각해 왔다. 서구의 헤게모니는 영원할 것이며 선진화나 세계화는 곧 서구화라는 패러다임을 고정 불변인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미술로 치면 동양화는 서양화에 비해 저열하다는 식이다. 그러나 중국의 힘으로 적어도 미술에서는 이런 등식이 성립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문화계에 커다란 지각 변동을 일으키면서 동서 간 균형을 회복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은 비록 경제적인 조락과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 원전사고로 신음하고 있지만 일본도 1968년부터 세계 경제 2위를 지켜왔으며 한때는 미국을 위협하는 경제 대국이었고, 미술시장의 쓰나미로 불린 적도 있었다. 일본은 그 큰 경제력을 일본의 문화적 입지를 세우기보다는 서양문물을 사들이는 데 쏟아부었다. 이 시기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고가 서양화는 거의 일본 사람들이 사 갔으며 서양인들은 경악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사들인 그림은 대부분 인상파였다. 일본 회화인 우키요에는 19세기 유럽을 휩쓴 일본 열풍(자포니즘)의 중심에 있었으며 고흐나 르누아르, 모네 같은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본인들이 우키요에에게 열광한 인상파 그림을 매집한 반면 중국인들은 유럽인들이 열광한 중국 도자기를 비싼 값에 사들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하는 바가 크다. 19세기 일본은 동양에서는 유일하게 산업화를 시작하고 식민지 개척에 나서 서유럽 국가의 모방에 기적적으로 성공했다. 2차 대전에 패배한 후에는 미국 보호하에 국력을 키워 왔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일본은 자신이나 동양의 사상적ㆍ문화적 가치보다는 서구의 것을 더 존중하는 특이한 가치관을 키워 왔다. 일본 경제력에 비해 그들 미술과 문화는 존재감이 없다. 이는 그들의 현재와 미래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일 수 있다. <- 매일경제 2011.4.1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1&no=20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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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