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사립박물관들이 기력을 잃고 있다. 근래에 폐관을 고민하는 박물관이 늘어가고 있다. 국립박물관 무료화정책에 따라 운영난이 심각해진 사립박물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자존심과 자부심의 훼손은 사립박물관 관장들을 좌절시킨다. 평생을 바치고, 전 재산을 바쳐 국민의 문화향수를 위해 노력하는 엄연한 공적 기관을, 정부나 사회는 ‘사(私)’자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립박물관을 한낱 잡화상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유실되거나 외국으로 반출되었을 귀중한 문화유산들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따지고 보면 ‘사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일일이 정부의 허가를 받고 일일이 정부의 지시를 받았더라면 가능했을까? 아마도 ‘사’의 신념과 열정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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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00 → 29,800사립은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공적으로 전환될 수도 있고 사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다. “사유재산이라고 안방에 쌓아놓지 않고 국민의 문화향수를 위해 공개하는 걸 높이 평가한다. 뭘 도와주면 당신들이 갖고 있는 유물과 지식들을 더 많이 내놓겠는가?” 정부가 이런 태도만 보인다면 사립박물관 재산은 결국 국가 재산이 될 것이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박물관 한 개를 세우려면 수백억원의 건립비와 매년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각오해야 된다. 그러고도 유물이 없어 텅 비어 있는 지자체 설립 공립박물관들이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내실 있는 사립박물관을 왜 공공화하지 못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200여 사립박물관은 모두 각기 다른 주제로 설립되었다. 국립을 종합박물관이라고 하고 사립을 특수전문박물관이라고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부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양의 유물과 그에 대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사립박물관들은 그야말로 창의체험교육 콘텐츠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이 보고를 어떻게 교육자원화 하는가는 정부의 손에 달렸다. 사립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에서 교육콘텐츠를 찾아내고 프로그램화하고 실제 교육을 시행하는 일은 전문교육사가 할 일이다. 지금까지 사립박물관에는 민속학, 역사학 등을 전공한 학예사가 배치되었지만 앞으로는 전문 교육사의 배치가 필요하다.

관장들이 모여 폐관 운운할 때마다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 유물들은 어찌될 것인가. 결국 흩어지거나 외국으로 반출될 것이다. 돈으로 셈할 수 없는 문화기관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기막힌 현실을 정부만 모르고 있다.

- 경향신문 2011.8.1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151851195&code=990402<- 경향신문 2011.8.1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151851195&code=99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