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내 재정비 사업은 필립 드 몬테벨로 관장이 21세기를 향한 신규 사업으로 구상한 일명 “내부로부터 짓기(building-from-within)”사업의 일환으로서 공사의 관건은 1층 그리스 로마 미술 전시실의 확장이다. 소장품 전시실 중 방문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곳 중의 하나인 그리스 로마 미술실은 실상 세계 굴지의 고대 미술품 체험실로서, 키프로스·미케네·미노아, 고대 에트루리아, 그리스, 로마 등 찬란한 고대 문명이 배출한 석조, 청동, 테라코타, 유리, 은제 등의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미술실의 보수 공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에 그리스 로마 미술 콜렉션 종합계획이 착수된 이래, 키프로스 및 그리스 미술 전시실이 차례로 개실된 바 있다. 예산 9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공사에서는 미술관의 최남단을 차지하고 있던 카페테리아 자리에 로마 에트루리아 미술실이 들어설 계획이다. 오랫동안 미술관 이사회 간부이자 기부자이기도 한 부부의 이름을 따라 ‘Leon Levy and Shelby White Court for Roman and Etruscan Art'로 명명될 이 전시실은 로마 양식의 건축적 실내로 개편되어 2~3년 후 개실 될 것이며, 초상조각, 로마 장례 조각, 건축 파편 등 미술관의 미공개 소장품을 전시하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증ㆍ개축의 역사
사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역사는 바로 미술관 건물의 증축 및 개축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남북으로 80~84가를 차지하며 면적 2백2십만 스퀘어 피트의 위용을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었던 것은 아니다. 1870년에 조직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53가의 도드워스 빌딩(1871-73)과 14가의 더글라스 맨션(1873-1879)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한 후, 초기 뉴욕시 개발의 혁혁한 공을 세운 도시계획가 앤드류 그린의 제안에 의해 센트럴 파크 동쪽 현 위치로 이동하게 된다. 이곳에서 1880년에 개관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원래 건축가 캘버트 보와 제이콥 레이 몰드가 설계한 중세식 벽돌 건물이었는데, 이후 리차드 모리스 헌트의 설계안에 의해 1902년에는 대리석의 신고전주의 건물로 변모하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원형 건물은 20세기 초반과 후반기의 증축기를 거치면서 거의 그 자취를 감추었다. 건축가 파트너인 멕킴, 미드, 화이트의 설계로 남측 및 북측 건물이 각각 1911년 및 1913년에 증축되면서 본격적인 증축의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1971년부터 미술관의 종합 계획을 맡고 있는 건축회사 케빈 로슈 존 딘켈루의 설계로 20여 년간 6개의 건물부분이 새로이 증축되었다. 3천여 점의 미술품을 기증한 로버트 레만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Robert Lehman Wing을 선두로, 기념비적인 이집트 유물을 전시하는 Sackler Wing, 최고의 미국 순수예술 및 장식예술을 전시하는 American Wing,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대륙 미술을 전시하는 Michael C. Rockfeller Wing,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Lila Acheson Wallace Wing, 유럽 조각 및 장식미술을 전시하는 Henry R.Kravis Wing이 차례로 탄생하여 미술관의 연면적은 두 배 이상으로 확장되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더 이상의 증축 없이 실내를 개편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998년의 한국실 개실, 1999년의 고대 근동 갤러리 보수 개실에 이어 현재 보수 중인 그리스 로마 미술실도 바로 그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내부 수리 작업은 최고의 미술관 환경에서 대중의 교육과 계몽을 수행하려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함이며, 소장품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위해 전시공간을 재정비하는 미술관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