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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수장고에서 미술품을 다루는 이들 모두를 문화예술의 수호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가 책임에 걸맞는 대우를 받고 자부심을 갖기를 바란다. 실제로 우리를 찾는 고객들, 작가와 갤러리 그리고 컬렉터들은 자신들이 작품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만큼 미술품을 다루는 이들도 그만한 책임감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덕분에 미술품을 옮기고 설치하는 이들과 이를 위탁하는 이들 간에는 은근한 긴장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멋진 작품이 즐비한 전시장 한켠에서 수많은 아트 핸들러의 노고를 찾아내곤 한다. 나뿐만 아니라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그 고단함을 기억해 주길 바라는 이유는, 전문가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더 나은 미술 문화로 돌아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미술품을 다루는 전문성이 세상에 없던 기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 발짝 물러서 바라보면 미술품을 다루는 것과 고가의 화물을 포장하고 옮기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력은 많지 않다. 왜일까? 어떤 사람의 전문성이란 본질적으로 단순히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일을 하고 있는 이유에 있기 때문이다. 작업실에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이의 붓질과 화사한 인테리어를 위해 페인트를 칠하는 이의 붓질을 다르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미술품을 차에 싣고 장거리 운전을 다녀야 하는 운전사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결국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럽에서는 장거리 운전사를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운전사를 채용하고 육성하는 일에 성공한 서비스가 있었는데, 그들은 아주 단순한 질문으로부터 본질에 닿을 수 있었다. “화물트럭 운전면허 소유자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고귀한 보물의 가치를 세상 끝까지 가져가는 수호자를 찾을 것인가?” 그들에게는 하필 트럭에 미술품을 싣게 된 운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꺼이 미술품을 싣기를 갈망하는 이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접근이 인력 확보를 더 까다롭게 만들었을 수 있지만, 장담컨대 더 뛰어난 인재를 놓치지 않게 해주었을 것이다. 나아가 덕분에 세상에서 미술의 가치가 아주 조금이라도 더 훌륭하게 보존되었을 것이다.




우리 수장고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을 바라보면 참으로 뿌듯하다. 진심으로 미술을 존중하는 태도가 보인다. 미술품이 비싸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조심스럽다는 의미가 아니다. 무언가 숭고한 일을 하는 듯 진지한 눈빛으로 자신의 일을 대한다. 어렵고 복잡한 일일수록 답은 기본에 있다. 미술품의 보관과 포장, 운송, 설치에 이르는 핸들링은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가치 보존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를 말한다. 즉 그 일을 하는 이유에 충실해야만 한다. 이러한 가치가 우리 미술시장 전반에 더 충만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바로 우리부터 실천할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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