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경은 성악가이자 화가이다. 서울대 음대 재학시절 제1회 MBC대학가곡제 최우수상(1981)을 받으며, 성악가와 교수로서 성공적인 길을 걸었다. 동시에 좋아했던 미술을 놓지 않고 유학시절 미술을 전공한 후, 혼자 작업하다가 2024년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초대개인전(2024.7.31-8.13)을 개최한다.

Eudaimonia (충만fulfillness), Pasted Paper on Oriental Paper Pannel, 47×123cm, 2024
자연과 함께, ‘생명을 낳다’라는 뜻을 가진 Natura(Nature의 어원)에 주목한 조미경은 파괴되는 자연을 보며, 생명을 낳게 하는 자연의 의미 속에서 ‘탄생’과 ‘창조’를 찾는다. 여기에 작가의 세계관과 신앙을 아우른 새로운 미학적인 입장이 있다. 작가는 아름다운 예술을 포기한 현대미술을 반성한다.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며 전통이 된 현대미술은 아름다움과 추도 선험적인 것이 아니라, 경험적이며 사회의 이데올로기나 관습 등에 의해 제시된다고 말하며 절대성을 부정한다. 아방가르드 미술은 이전의 미술을 부정하며 상대적인 미를 넘어 추(醜) 또한 미(美)라는 주장을 했다. 본질과 비본질의 문제에서도 같이 나타나는 이 지점을 작가는 아름다움은 본유적이며 인간의 내재한 것으로 이해한다. 현대는 중세 말기에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재현되는 대상과 재현 사이의 관계, 의미와 재현의 관계 등을 비본질적인 관계로 보는 시각으로, 현대에 철학과 인문학, 예술, 여러 사상에서 주도적인 태도를 보인다. 초현실주의의 유사성이 상사성으로 대체되고, 소쉬르와 퍼스, 비트겐슈타인 등 현대 사상가는 비본질적인 관계로 생각했으나 작가는 이러한 사상을 반성한다.

우밀루(충만하라), Pasted Paper, Acrylic Paint on Paper Pannel, 80×80cm, 2024

Natura -눈꽃이 피다, Pasted Paper, Acrylic Paint on Canvas. 97×131cm, 2024
작가 조미경은 비본질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찾는다. 작가는 그 기초를 창조와 번성이라는 의미로 노래한다. “빛이 있으라”와 “풍요, 번성”하라는 창세의 의미를 전개시킨다.
점-선-면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리듬 율동을 만들어내는 조미경의 조형론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새롭고 창의적인 작품관을 엿보게 한다. 점(Punctum)은 작가에게 있어서 작업의 최소 단위이다. 이 점을 통해, 공간과 스케일을 얻어내고 심미적인 충격과 영향을 준다. 점은 조형적인 창조의 시작이다. 이 창조는 창세기의 창조이고, 창조에 있었던 ‘말씀’이다. 빛이 있으라는 말씀에, 빛이 창조되는 이 시작을 점으로 이해하며 하나의 형태소이자 의미소로 받아들인다. 〈생기-루아흐〉와 〈seme〉연작에서 작가는 크고 작은 점을 교차시켜, 씨앗(정자의 어원이기도 함)의 의미를 제시한다. 이 씨앗은 생명의 근원으로 인체·자연에서 의미적으로도 겨자씨처럼 확산하는 풍성함을 가진다. 이렇게 점은 생기와 호흡·성령·의미-근원-형태적으로 전개되어 또 다른 영적인 의미를 찾는다. 이러한 의미는 새로 새로운 기호(semiology-semeology)를 가진다. 〈빛이 있으라〉에는 혼돈을 의미하는 어둠 속에서 새로운 금빛 빛줄기가 등장한다. 노란 색면이 검은색 위에 놓이기도 한다. 때로는 글자로 때로는 형태로 기능한다. 짙은 종이에 중간적인 의미를 제시하여, 글쓰기의 원형적이자 근원적인 글쓰기의 공간으로 다가온다(Archi-ecriture). 글쓰기 이전을 포함하며, 조형적인 선과 함께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선은 빛으로 드러나기도 하며 새로운 존재, 대상을 의미한다. 해초나 나무, 인간 등 다양한 존재를 생각을 새로운 면과 함께 제시하며, 심장박동 같은 생명의 리듬(Jousse)으로 전개된다.
강태성 (예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