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는 2024년 상반기 미술시장 일반과 경매/시장 이슈를 아우르는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발행하였다. 보고서는 전년 혹은 전년 동기 대비 국내외 미술시장의 낙찰 총액의 증감, 분야별 낙찰가, 낙찰액 상위 50, 경매회사의 시장 분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분석·요약하여 미술시장 현황의 이해를 돕는다.

낙찰총액 2023-2024 상반기 경매사별
경매이슈: RESALE
경매 시장은 국내외 모두 상반기 낙찰 및 매출총액이 감소했다. 경제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국내 경매 시장의 출품 수량이 줄고 매출은 전년 대비 13.45% 감소했다. 해외 경매는 판매된 작품 수량은 거의 변동이 없었으나, 매출총액 27% 감소하여 경매 총액이 팬데믹 당시를 제외하고 지난 10년 동안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경매 전체 낙찰 총액이 감소한 데에는 출품작 수의 감소, 평균 가액의 하락 등과 함께 블루칩 작품의 유찰, 경합 없이 하한가 선에서 낙찰되거나 굵직굵직한 대표작 급의 작품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은 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체 경매 횟수는 큰 차이가 없었고 출품작 총 수량은 감소했다(온라인 감소, 오프라인 증가).
2024년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은 여전히 약세 시장에 있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근·현대 주요 작가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출품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에는 유찰에 대한 위험을 방어하고 낙찰률을 보호하는 등의 이유가 있지만, 반복된 재판매(resale)가 시장에 보내는 신호로 작용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근·현대 대가들의 주요 작품은 기관, 개인 및 기업 컬렉션, 정부 부처 등에 이미 소장되어있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은 한정되어 있다. 수요를 따라 출품 가능한 작품들이 거듭해 재판매되는 현상은 근·현대미술이 정말 투자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낙찰가의 변동이 없이 시장에서 거래된다면, 소장가가 이 작품을 소장한 동안의 관리비용, 위탁 수수료 등을 고려해 볼 때 사실상 손해이기 때문이다. 보고서에서는 이 부분을 감안하여 투자포인트를 찾아볼 방법을 짧고 강하게 제시하고 있다.
시장이슈: 거리조절
2024년 화랑가의 탄탄한 전시는 미술시장의 컬렉터 층의 구분이 명백하게 드러나게 하고 있다. 예술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중시하는 컬렉터 층과 트렌디한 주제나 스타일에 따라 직관적으로 구매하는 컬렉터 층으로의 구분은 이에 따른 미술시장의 변화를 예견할 수 있는 지표이다. 『2024 ART MARKET TREND』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 시대별 주제와 장르, 작가의 출생년도·지역·성별 등과 유관한 시장의 주목도는 미술관과 비평, 비엔날레에서 검증된 작가일 때 더욱 상승하며, 1975년 이후 출생한 작가들의 작품을 일컫는 초현대미술시장은 컬렉터 층의 성격에 반응하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한국은 미술관 전시가 미술시장을 선도하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새롭고 신선한 바람으로 작용하고 있어 특기할 만하다.
세계 미술시장에서도 경매와 비엔날레간의 좁혀지는 거리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7일과 8일에 마무리된 키아프와 프리즈의 프로그램에서도 비엔날레 감독 및 큐레이터가 “동시대 미술계와 상호 연결된 미술 시장을 형성하는 비엔날레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업적 성격과 거리가 먼 비영리 미술 행사의 구성 주체들은 미술시장의 성향이나 변화는 그들이 고려하는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으나, 미술시장의 주요 주최자들은 이미 규모와 공신력을 갖춘 이러한 국제적인 규모의 미술 행사가 시장에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을 포착한 것이 분명하다.
프리즈서울이 5년 중 3년 차에 생각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어 놓지 못하면서, 프리즈와 키아프 동시 개최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티켓 판매 수익과 별도로 주요 갤러리와 영향력 있는 바이어들이 앞다투어 방문할 수 있는 차별성을 갖추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은 미숙하게 서로의 유관함을 확인하고 있는 미술관-비엔날레-경매-아트페어들 간의 거리조절이 성공한다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차별성을 갖출 수 있는 핵심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