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아 큐레이터
이승아는 미디어아트영역의 독립큐레이터로서 조사연구를 기반으로 현장 상황에 맞는 기획을 해오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기획은 전시라는 결과물이 아닐 수도 있다. 정책 제안일 수도 있고, 학술적인 연구 결과물일 수도 있으며, 기술 관련 미디어리터러시를 포함한 교육이나 워크숍, 포럼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모든 일은 단일한 결과로 분산되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나타난다. 그가 자신의 기획을 전시가 아닌 프로젝트로 규정하는 이유이다. 그는 자신의 기획이 전시의 형태를 갖추더라도 그것을 전시가 아닌 미디어아트페스티벌로 확장해서 대중과 호흡하는 공공의 장으로 만든다. 그것은 미디어리터러시나 디지털리터러시 등 디지털 전환 이후의 미디어 환경에서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체험의 장이다.
그는 미디어아티스트로 시작해서, 독립기획자, 대안공간 운영, 정부 및 기업과의 산학협력 매개 등의 역할을 실행하고 있다. 기실 미술관을 비롯한 제도공간과 미디어아트는 전혀 다른 양상의 어법을 가지고 있다. 예술적 체험의 양상의 다변화에 맞는 연구와 기획이 필요한 이 전환의 시대에 이승아는 구체제와 신문명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데 최적화한 큐레이터로서 진화해왔다. 그것은 기술에 대한 긍정이나 부정의 관점을 갖기 이전에 양가적 관점을 가지고 현장의 문화현상과 시민의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과 예술 연결의 새로운 접점을 만드는 일이다.
특히 기술의 변화 속도에 민감하게 적응하고 있는 한국의 미디어아트 씬에서, 갈수록 복잡다단한 영역 간 융복합을 유능하게 풀어낼 수 있는 이승아와 같은 큐레이터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휘한다. 그의 과제는 이러한 변화가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게 하는 것이다. 한국 예술가들이 국제 무대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시장, 제도와 창작의 영역에서 미디어아트는 아직도 열악한 시스템에 놓여있다. 이승아는 외국 미디어아트 매개활동으로 협력전시와 페스티벌, 공연을 기획하면서 한국 예술가의 활동 지평을 넓히고 있다.
큐레이터 이승아정신의 핵심은 문명사적인 흐름과 동행하며 디지털 전환과 예술을 연결하는 데 있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와 예술의 연계성, 디지털 전환 이후 ICT 기반의 예술의 생산과 매개-향유에 대한 연구,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와 예술이 얽힌 디지털 지정학에 대한 연구는 큐레이터 이승아의 정신적인 기반이다. NFT나 웹3.0에 대한 예술의 연계를 위한 연구와 워크숍, 교육을 진행해오면서 그는 가상공간으로의 영역 확장에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IP(특허, 저작권 등) 등록 또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디지털 전환의 흐름을 데이터 기반으로 연구하고 그것을 출판과 웹플랫폼 등으로 아카이빙하는 것이 그의 현안이다.
독립큐레이터로서 그는 기관과 개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체와 만난다. 공공기관의 정책 방향과 현장 주체의 지향, 특히 예술가의 추구하는 가치의 문제를 두루 살피는 일에 방점을 둔다. 이들 주체와 소통하는 과정의 기록은 그의 든든한 뒷심이다.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한 지역성과 문화적 맥락에 대한 해석 능력이야말로 독립큐레이터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소통과 협력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방향성을 잡고 이를 문화다양성의 관점으로 일을 풀어나가는 것이 그의 슬기로운 길이다.
기술과 예술의 연결에 따른 매개 역할을 확장하는 일을 넘어서 그는 디지털 문명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현상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관점 가운데 특히 소중한 대목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문명사적 전환으로 인한 문화적 소외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기술의 발전이 특정 세대와 계층에게 안겨주는 소외를 극복하고 이를 문화다양성을 연결하는 일은 예술이 실천해야할 사회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디어아트를 지역성과 결합하는 일 또한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다. 인구소멸지역에 예술을 연결하는 등의 기획으로 주류의 흐름과 그 이면의 그늘을 함께 바라보는 큐레이터 이승아의 가치와 방향이 빛나는 대목이다.
- 이승아(1975- ) 이화여대 서양화과 학사, 동 대학원 판화전공 석사, 런던대 골드스미스 컬리지 문화연구 인터랙티브 미디어 전공 석사,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미디어디자인 전공 박사수료. 유아트랩서울 디렉터(2018- ). 공간타이프 운영(2020-2022), 오픈미디어아트 축제 주관(2015-2022),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개관전(2022), 서울융합예술축제 언폴드엑스(2022) 예술감독, 강원도 청소년동계올림픽 연계 전시프로그램(2023-2024) 수석큐레이터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