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자료는 서양화 1세대 작가이자 한국의 인상주의 화가로 잘 알려진 오지호(吳之湖, 1905-1982)가 미술평론가 옥영식(玉榮植, 1944- )에게 보낸 친필편지이다.

오지호는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휘문고보에서 한국인 최초 도쿄미술학교 서양화과에서 유학한 고희동(1886-1965), 고려미술원에서 도쿄미술학교 재학중이던 이제창(1896-1954)에게 지도를 받았다. 고려미술원에서 김주경(1902-1981)과 김용준(1904-1967)을 만나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가, 그 해에 김주경은 도쿄미술학교 사범과에, 오지호와 김용준은 1926년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1931년 졸업후 귀국한 오지호는 창씨개명 반대, 군국주의적 전쟁기록화 거부, 향토색에 대항한 민족주의적인 조선색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1949-1960년까지 조선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호남의 서양화단을 이끌었다.

오지호는 일본에서 수학하며 인상주의의 빛과 색채에 매료되어, 한국의 밝고 청정한 빛과 자연을 담을 수 있는 기법이 인상주의라고 생각하고 이를 기반하여 그의 회화론을 정립했다.



오지호가 옥영식에게 보낸 친필편지,
1972.12.29, 26×19cm, 1쪽, 옥영식 기증


“회화는 빛의 예술이다. 태양에서 생겨난 예술이다. 회화는 태양과 생명과의 관계이며, 태양과 생명과의 융합이다. 그것은 빛을 통해서 본 생명이며, 빛에 따라 약동하는 생명의 모습이다.” “회화의 방법은 오로지 사실이 있을 따름이다. … 색과 선은 자연의 형체 안에 듦으로써 비로소 생명을 갖는 것이다.” (오지호, 「순수회화론」, 『2인화집』(김주경, 오지호 저, 1936, 한성도서주식회사), 본 박물관 소장)

오지호는 자신의 회화론 및 당대 유행했던 입체파나 추상미술에 대한 비판, 광복 이후 제기되었던 교과서 한자폐지를 반대하는 글 등을 발표해왔다. 1930년대에서 1968년까지 자신의 회회관과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논고 및 비평문 29편을 모아 『현대회화의 근본문제』를 발간하였다.

「순수회화론」, 「데포르메론」, 「구상회화선언」 등 회화론과 교과서의 한자폐지를 비판한 「국어에 대한 중대한 오해」(『자유공론』, 1958) 등의 비평도 수록되었다. 이 글은 1968년 한글전용 5개년 계획 발표, 1970년 한자폐지 선언이 발표되자 다시 보완하여 1971년 단행본으로 발간하였다.



오지호가 조무하에게 보낸 친필편지,
1978.10.10, 15×9cm, 1쪽, 조무하 기증


편지의 내용은 미술평론가 옥영식이 요청한 『현대회화의 근본문제』와 『국어에 대한 중대한 오해』를 발송하고, 후생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간략한 내용이다.

옥영식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부산사범대학교, 동아대 교육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부산을 중심으로 미술평론을 이어오고 있으며 『부산미술의표정』(2001, 보광출판사), 『부산미술의 면모』(2011, 도서출판 지편)을 발간하였다.

또한 평생을 한국근현대미술을 연구하고 수집해 온 미술칼럼리스트 조무하에게 보낸 오지호의 편지도 한 점 소장하고 있다. 이 편지는 조무하가 오지호에게 화첩 한폭을 요청하였으며, 그에 대한 회신으로 건강관리를 계획하고 있어, 보내준 화첩을 1978년 11월말경 완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조무하는 수채화로 그린 바다와 배가 있는 풍경의 화첩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편지 속에 담긴 오지호의 필체와 소소한 일상과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