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
우리 미술에 초현실주의가 있었을까 ? 어쩌다 언급은 있고 단편적으로 작품이 보여졌지만 본격적인 미술사 전시로 공개되었다. 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20세기의 문학·예술사조로 쉬르레알리슴(Surrealism)이라 말한다. 프랑스 출신 미술평론가인 앙드레 브르통이 작성한 선언문을 1924년에 발표한 이후 100년된 시기에 미국 뉴욕메트로폴리탄미술관, 일본 이타바시구립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에서 초현실주의 전시가 열렸다.
20세기 한국미술사에서 소홀히 다루어진 근대미술 작가를 발굴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2019년 처음으로 개최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절필시대》 이후 두 번째 시리즈로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을 4월 17일부터 7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국내외 30여 기관 및 유족, 개인 소장 미공개 작품 및 아카이브 300여점이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초현실주의는 인간 정신을 구속하는 모든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며 예술로써 삶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혁명적인 운동으로 1920년대 말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한국 미술계에서는 1930년대 말 김환기, 이중섭, 유영국 등 일본 유학생들을 통해 시도되었으나 식민과 전쟁, 분단으로 인해 이후 적극적으로 전개되지 못했다.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되며 4개의 전시실에 2명 씩 3개 전시실을 사용했다. 6명의 작가를 소개하기에 앞서 1920년대 말~1930년대 초 ‘초현실주의’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이래 초현실주의가 한국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전개되었는지 문화 번역 관점에서 살펴보는 1전시실에서 시작한다. 그렇지만 나는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작품들은 이 작품이 왜 초현실주의 작품인지 의문도 있고 80년대 작품도 다수 포함된 걸 지적했다. 그리고 제목에서 내세운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에 상충되는데 80년대를 근대미술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최홍원, 박진모, 김와곤 등 초현실주의 작가도 빠져 아쉬웠다.
주역 여섯작가는 비록 한국미술사에서는 초현실주의가 주류가 되지는 못했지만 세상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평생 초현실주의를 지향한 작가들이다. 김욱규(1911-1990), 김종남(마나베 히데오(眞鍋英雄), 1914-1986), 김종하(1918-2011), 신영헌(1923-1995), 김영환(1928-2011), 박광호(1932-2000) 6인은 추상미술, 실험미술, 민중미술 등 당대의 전위를 뒤쫓는 대신 자신만의 초현실주의적 세계를 탐구하고 완성했다. 이번 전시는 잊혀져가는 작가를 발굴하고 초현실주의가 우리 미술사에서 있는 본격적인 영구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편 한국 출신이지만 일본인으로 살아온 마나베 히데오를 포스터와 도록 표지 등 메인으로 내세운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