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 총총 : 미술인의 편지
편지는 오랫동안 소통의 수단으로 우리 생활과 밀접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화, SNS로 크게 변화되었다. 지금 현재에서 편지는 무엇일까를 살펴보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이만, 총총: 미술인의 편지》전을 5월 26일부터 8월 8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제목 속 ‘총총(悤悤)’은 빠르게 바삐 걷는 모양의 의태어로, 편지글을 종결할 때 과거의 상투적인 작별 인사로 쓰였다. 그리고 동음이의어인 순우리말 ‘총총’은 별이 빛나는 모양을 의미한다. 관람객을 편지가 오가던 시절로 이끌고, 편지의 쓴 이와 받는 이, 그리고 기록을 중심으로 편지를 미술 아카이브로서 탐색하고자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개관 이래 기증받고 수집한 한국 근현대 미술인들이 주고받은 친필자료 총 688점 중 구보다 시게코, 김기창, 김환기, 박서보, 백남순, 백남준, 오광수, 오지호, 이우환, 장우성 등 101명의 수신인과 발신인이 남긴 1927년부터 2024년까지의 편지와 봉투, 엽서 136점을 선별하여, 관련 작품 및 자료와 함께 선보였다. 편지를 통해 미술인들의 일상의 삶을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자의 독특한 필체와 몰랐던 인간 관계와 미술사적 사실을 만나는 중요한 지점들을 보게 되는 의미가 크다.
1부, ‘시대를 말하는 글월’에서는 편지에서 시대의 풍경을 읽어낸다. 1927년 오점수(오지호)가 친형 오진에게 보낸 편지봉투부터 2014년 박서보가 김달진에게 보낸 친필 봉투까지 필체, 우표 등이 담긴 엽서와 편지 봉투를 연대순으로 전시하여 시대의 흐름을 비춘다. 주요 편지 자료 8점을 음성화한 사운드 아카이브 프로젝트 <미술인의 편지>는 관람객을 전시 공간으로 인도하고, 전시실 내에 울려 퍼진다.
2부, ‘인연을 띄우는 서신’에서는 미술인들의 관계를 조명한다. 여러 미술인들이 주고받은 글에는 존경과 격려, 미안함, 고마움, 애잔함 등 서로 나누었던 다양한 감정을 보여준다. 전시실 중앙에 별처럼 매달린 편지들은 관계의 순환을 보여주고 관람객이 실제 편지를 읽으며 미술인들의 희로애락과 인연을 들여다보게 한다.
3부, ‘편지 속 발자취, 총총’에서는 편지와 아카이브를 함께 선보여 더욱 입체적으로 조우한다. 한국에 백남준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인 1968년 36세 때 공간 잡지 편집부에 「뉴욕단상」 친필원고와 함께 보낸 편지와 그가 사용한 서명, 기호 등이 담긴 작품, 아카이브를 함께 제시하여 백남준을 이채로운 시선으로 조망한다. 김환기가 군대가 제자 신종섭에게, 문학평론가 정현기가 황주리에게 할미꽃을 말려 부친 연애편지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출품된 편지 자료의 해제본을 수록한 터치스크린 가이드를 전시실에 함께 비치했다. 가이드는 수신인과 발신인별로 살펴볼 수 있으며, 각 자료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강정식, 김청정, 김종휘, 신옥진, 옥영식, 황주리, 김달진 7명의 수신인이 받은 편지를 각자 파일 속에 넣어 직접 넘겨 볼 수 있게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