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책은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작가인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 1855-1916)이 저술한 조선견문록이다. 근대기 이후 서양인이 쓴 최초의 조선 견문록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고종(高宗, 재위 1897-1907)을 최초로 촬영한 사진이 수록되었다.



Percival LOWELL, Chosön :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 A Sketch of Korea,
Ticknor and Company, Boston, USA, 1886, 26×19cm, 412쪽


로웰은 영국에서 보스턴으로 이주한 명문 가문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했다. 일본에 대한 호기심으로 1883년 5월 일본에 입국하여 내지를 여행하고 8월 도쿄로 돌아온 시점에,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려는 조선보빙사의 외교업무 서기관으로 임명되었다. 조미통상조약의 일환이자 최초 외교 사절단인 것을 감안하여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도와줄 수행 안내원으로 추천된 것이다. 책의 서문에 보면, “어떤 전조도 없었다. … 그로부터 나흘 후에, 나는 미국으로 가는 조선특사단과 함께 태평양 위에 있었다.”라는 표현이 긴급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보빙사는 1883년 8월 17일 일본을 출발하여 9월 15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대통령 접견과 정부기관 등 시찰 등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게 된다. 특별히 로웰은 수행에 대한 보답으로 조선 국왕의 공식적인 초청을 받고 1883년 12월 24일 일행들과 입국하였으며 1884년 3월 18일까지 3개월간 서울 등지를 여행하였다. 1884년 가을 본국으로 돌아가, 조선을 여행하며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조선의 지리, 기후, 문화, 정치, 경제 등을 저술하였고, 고종 어사진을 포함하여 직접 촬영한 사진 15점, 목판삽화 16점, 지도 2점을 수록하여 1886년 미국에서 발행하였다.



내지. 고종 어사진(H.M., The King of Korea)


내지. 경복궁 후원의 아침(Morning-In The Old Palace Grounds)


“나는 맑고 파란 겨울의 아침 속으로 내딛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볼 시간이 그 이름을 딴 시간이라는 것은 전적으로 비유가 아니다. … 조선의 이른 아침 시간은 확실히 매우 아름답다. 그 풍경은, 말하자면, 무아지경에 이르게 한다. 안개 낀 아지랑이로 인해 먼 곳까지 몽환적으로 보이며, 아침은 한낮까지 이어질 것 같다.” (김완 역, 75쪽)

서양인 최초로 국왕의 국빈으로 초대된 로웰은 고종을 알현하였고, 3월 10일,13일 양일간 고종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고종은 조선을 둘러싼 세계 강대국들의 국제질서 속에서 조선의 독립과 주권을 위해 조선을 해외에 알리고자 노력하였다. 수록된 창덕궁 농수정을 배경으로 서양식 카펫과 양쪽에 화려한 향로를 배치하고 곤룡포에 익선관 차림의 사진은 기존의 전통적인 어진에서 탈피한 개화된 모습의 조선의 왕의 모습을 직접 공개하고자 한 외교적인 배경을 보여준다.

그동안 감추어있던 고종의 어진은 로웰의 사진이 전형이 되어 해외에 유포 되었으며, 대한제국 선포 이전의 공식적인 최초의 어사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로웰은 고종과 왕세자 그리고 조선의 풍경 사진 80여 점을 사진첩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스턴미술관에 소장중인 사진첩이 『미국보스턴미술관 소장 한국문화재』(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연구실,2004)에 수록되었다. 『내 기억 속의 조선』(조경철 역, 예담, 2001),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김완 역, 하얀책, 2022) 두 권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