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개요, 전후 및 현대미술의 회복세 유지「RawFacts Auction Review 2025 1분기」, (아트택틱, 2025.4)>
미술시장은 출렁이는 사회의 움직임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국내 미술시장은 국내 정세와 외국의 이슈에 복합적인 예민함을 드러낸다. 이번 분기는 국내 미술시장은 아직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고, 외국의 경우 분기 실적은 저조한 편이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 작품 수가 늘어 시장 전반의 유동성 회복 가능성을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글로벌 미술시장 회복의 거점은 바로 홍콩이다. 올해는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과 주요 경매가 연계된 일정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전략은 경매낙찰 총액을 약 5배 상승시키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뿐만 아니라, 2025년 1분기 글로벌 미술시장의 39.8%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한 ‘전후 및 현대미술(Post-War & Contemporary Art)’의 판매 총액에도 영향을 미쳐 전년도 1분기 대비 39.6% 증가했다.
이와같은 홍콩에서의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글로벌 미술시장은 여전히 회복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매자들의 달라진 경향이 관찰되는데, 신중한 입찰, 젊은 세대와 동남아시아 컬렉터들의 참여, 아시아 작가에 관한 관심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더불어 주목할 것은 작품 수집의 기준이 ‘작가의 이름값’에서 ‘작품 자체의 서사와 맥락’으로 옮겨가는 변화이다. 이는 컬렉터의 세대교체와 맞물린 변화일 수도 있고, 투자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렇듯 다르게 해석되는 변화에 따라 장르와 매체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경매 시장과 아트페어가 연계하고, 시장이 비엔날레와 같은 비영리 국제미술행사를 지원하는 등 기존의 경계를 완화하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와 그에 따른 파장들이 시장을 포함하여 미술 분야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앞서 말했듯 시장은 정치·사회적 상황에 기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현재 긍정적으로만 전망하기는 어렵다.
지금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미국의 관세정책이다. 관세로 인해 미술품 가격, 운송, 원자재, 문화 교류, 국제 고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예상되며, 특히 중소 규모의 미술관 및 단체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 미술품 및 골동품 거래에 혼란이 일어나고 있으며, 전 세계의 딜러들은 미국에서 판매하거나 전시할 때 상품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부과되는 세금이 얼마인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관세가 문화재나 유물에도 적용되는가, 현대미술은 면세가 되는가, ‘미술품’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며, 딜러뿐 아니라 박물관이나 미술관, 미술 관련 법률 분야, 경매사에서는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작품을 사고 파는 양 측이 모두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것이며, 이 또한 미술시장 움직임 활성화에 상당한 장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침체기라고 말할 수 있고, 불확실한 상황임에도 미술 애호가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 세계의 미술이 교류하며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과 시장 외의 가치에 주목하며 연대하고자 하는 태도들이 ‘시장의 체질과 인식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높이고 있다. 2025년 1분기 『미술시장 보고서』는 지금 미술시장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방향에 대한 통찰”이며, 혼란한 미술시장 안에서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함께 살피는 신중한 선택이 늘어가는 지금이 그러한 통찰을 위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차분히 그리고 신중하게 시장과 작가 그리고 작품을 살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