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Museum für Kunst und Gewerbe Hamburg)은 초대관장 유스투스 브릭크만(Justus Brinckmann, 1843-1915)의 노력으로 1877년 설립되었다. 당시 유럽은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와 대량생산으로 제조된 공예품이나 기성품이 미적, 기술적 저하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모색으로 산업과 예술을 융합하여 산업 예술 및 디자인 산업을 전시, 교육 등을 통해 육성하고자 설립된 초기 응용미술 박물관이 런던 빅토리아앤앨버트박물관(1852), 비엔나응용미술박물관(1864), 베를린 공예박물관(1867)이다.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도 그 맥을 같이하며 설립되었다.

Hamburgisches Museum Für Kunst und Gewerbe - Ostasien, 1926, MKG,
독일, 19×13cm, 84쪽, 도판 22쪽
당시 유럽에서는 동아시아의 특색있고 이국적인 문양과 디자인이 주목을 받았는데, 개관 초기 브릭크만의 일본미술품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그 수가 많았으며, 한국미술품은 1895년 마이어(Eduard Meyer, 1841-1926)의 10여 점 미만의 기증으로 첫 수집이 이루어졌다. 마이어는 함부르크의 상인으로 인천 제물포에 최초의 외국 무역회사 세창양행을 설립하여 당시 한독 제품을 무역했고, 그와 관련하여 1886년 독일주재조선국총영사로 임명되었다.
특별히 마이어는 1889년에 함부르크산업박람회에 한국 물품을 소개했으며, 1894년에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에서 독일 최초의 한국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이 전시로 짐머만(Ernst Zimmermann)은 한국 역사와 미술을 저술하고 마이어의 수집품을 이미지로 수록하여 도록 형식으로 Koreanische Kunst (한국의 미술, 1895)을 발간하였다. 해외에서 발간한 초기 한국 미술 자료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리피스, 길모어, 로웰 등이 저술한 근대 초기 한국 관련 책들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다는 부분이 흥미롭다.
전시 다음해 1895년에 고려시대 청자대접, 조선시대 백자 필통 등을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에 기증하였다. 또한 1895년부터 1909년까지 자신이 수집하거나 요청받은 한국의 민속품, 도자, 회화,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 등 1,200여 점을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 기증 및 매매하였다. 관련 내용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조사하여 발행한 보고서(35-36권, 2017)에 기록되어 있다.

내지. (좌) 나전흑칠모란당초문서류함 (우)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
본 안내서는 1926년 발행된 동아시아편으로 중국예술공예, 한국도자, 불교미술품 3개 분야의 소장품을 소개하였다. 마틴 페더슨(Martin Feddersen)이 저술하였으며, 중국 공예를 70여 쪽에 할애하였고, 한국의 역사와 도자에 관하여 2쪽 미만의 간략한 서술과 도자 22점에 대한 설명 및 도판 1점을 수록했다. 서문에서 한국은 지리적 특성으로 중국과 일본의 문화적 매개자였으며, 한국 미술은 고유한 특성이 있으나 중국 미술을 계승하였으며 동시에 일본 미술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관계는 도자기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설명하며, 제국주의적 유럽 중심주의 해석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 도자의 주요 참고문헌은 Catalogue of The Le Blond Collection of Korean Pottery (르 블론드 한국 도자기 컬렉션, 빅토리아앤앨버트박물관, 1918, 본 박물관 소장)으로 기록되어 있다.
안내서 도판에는 국보로서 3점이 현존하고 있는, 고려 13세기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가 수록되었으며, 조선시대〈나전흑칠모란당초문서류함〉은 중국 명나라의 유물로 오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