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립미술관의 콘텐츠 특화 전략(2)
김성호(미술평론가, 성신여대 초빙교수)
III. 스마트 뮤지엄, 에코뮤지엄 – 21세기 미술관의 보편 콘텐츠
제천시립미술관이 올해 ‘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에서 적정 평가를 취득하는 목표를 차치하고서라도, 공공성을 전제하는 공립미술관의 위상을 넉넉히 견지하기 위해서는, 21세기에 요청되는 공공미술관의 필수적인 ‘보편 콘텐츠’에 관한 뼈대를 잘 세워야 할 것이다.
미술관에서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콘텐츠란 전시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시, 교육, 연구, 수집 등의 미술관 고유의 공적 역할과 그 기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13) 즉 전시 콘텐츠, 교육 콘텐츠, 연구 콘텐츠나 이들을 결합한 융합 콘텐츠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는 것이다. 14) 그러므로, 우리는 제천시립미술관의 콘텐츠를 미술관 설립의 지향점 혹은 방향성에서부터 먼저 언급해야 한다. 그것은 21세기 미술관의 가장 보편적인 콘텐츠로 통용된다. 21세기 미술관이 설립 시 고려해야 할 건립 방향성과 지향점은 다음처럼 정리해 볼 수 있다: 스마트 뮤지엄(Smart Museum), 디지털 뮤지엄(Digital Museum), 몰입형 뮤지엄(Immersive Museum), 테마틱 뮤지엄(Thematic Museum), 커뮤니티 뮤지엄(Community Museum), 힐링 뮤지엄(Healing Museum), 에코뮤지엄(Ecomuseum), 소셜 뮤지엄(Social Museum).
이렇게 다양한 키워드가 미술관학에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그중에서 이 글이 대표적인 미술관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주요 키워드로 꼽는 것은 스마트 뮤지엄과 에코뮤지엄이다. 그러한 까닭은 ‘스마트 뮤지엄’은 형식 면에서, ‘에코뮤지엄’은 내용 면에서 상기한 다수의 유형을 두루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스마트 뮤지엄’은 첨단 기술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과 관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몰입형 전시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및 온라인 관람 프로그램 운영을 도모하는 ‘디지털 뮤지엄’을 두루 포함하고, VR, AR 등 인터랙티브 기술을 통해 관람객과 상호작용을 하는 새로운 관람 유형을 제공하는 ‘몰입형 뮤지엄’을 포함한다.15) 이러한 스마트 뮤지엄은 원래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중심이 된 디지털 뮤지엄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지만, 디지털 뮤지엄이라는 형식적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디지털 경험을 관객에게 제공하는 차원에 집중된 용어다.16) 즉 ‘카메라, 마이크, 그리고 다른 센서 등 여러 입출력 장치와 같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사용해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17)할 뿐만 아니라 사물 인터넷을 통해 관람객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서 최적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고, ‘관객에게 몰입적이고 포괄적인 스토리텔링 경험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18)하는 식의 ‘똑똑한 미술관’을 지향하는 내용적 차원을 동반한다. 이러한 스마트 뮤지엄은, 소장품의 3D 스캔 및 디지털 아카이빙을 통해 ‘신경다양성이라 칭할 만한 다양한 성향의 관객(Neurodiverse Audiences)’이 모바일로도 물리적 제약 없이 간단하고도 자유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하거나 관객에게 AI 가이드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제공 등으로 포용적 환경 및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19)
한편 ‘에코뮤지엄’은 앞서 살펴본 테마틱 뮤지엄, 커뮤니티 뮤지엄, 소셜 뮤지엄, 힐링 뮤지엄의 유형을 두루 아우른다. 에코뮤지엄은 생태미술을 다루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생태미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에코뮤지엄의 본래적 의미는, ‘지역 사회 전체를 뮤지엄으로 간주하고 그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 자원을 통합, 보존하고 지역 사회, 지역민과 협력하고 확장하는 열린 미술관 개념’20)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코뮤지엄은 지역 주민의 참여와 협력을 견인하고 지역 사회와 방문객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활동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역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강조하는 뮤제올로지를 펼칠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가 미술관이 되는 확장성을 꾀한다. 이처럼 에코뮤지엄은 대개 미술관 외부로 확장하는 공간 개념을 지니고 있지만, 열린 개념이 주요할 뿐, 그렇다고 미술관 건물 외부에서 펼쳐지는 콘텐츠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이 글이 21세기 미술관의 보편 콘텐츠로 제시했던 두 범주의 ‘스마트 뮤지엄, 에코뮤지엄’을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1〕 21세기 미술관의 보편 콘텐츠 21)
미주
13) David Dean, Gary Edson, Handbook for Museums, London, NY: Routledge, 2013, pp. 6-10, 75- 82.
14) Ibid., pp. 288-290.
15) James Hutson, Piper Hutson, Inclusive Smart Museums: Engaging Neurodiverse Audiences and Enhancing Cultural Heritage, 2024, pp. 23-25, 205-207
16) Tula Giannini, Jonathan P. Bowen, Museums and Digital Culture: New Perspectives and Research, Berlin, Cham: Springer, 2019, p. 306.
17) Zhaohui Wu, Gang Pan, SmartShadow: Models and Methods for Pervasive Computing, Berlin, Heidelberg: Springer, 2013, p. 84.
18) James Hutson, Piper Hutson, op.cit,, p. 63.
19) Ibid., p. 49-76.
20) Peter Davis, Ecomuseums: A Sense of Place, London: A&C Black, 2011, p. 173.
21) 다음 발제문에 게재된 ‘표’의 제목과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 김성호, 앞의 글, 2024, p. 69. & 이 표의 구분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에코뮤지엄의 하부 구조로 묶은 유형이 모두 에코뮤지엄에 속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테마틱 뮤지엄은 경우에 따라 스마트 뮤지엄 혹은 에코뮤지엄에 속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