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Archive] 2


한국의 미술잡지 : 전시와 화랑에서 발간 잡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미술잡지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서 김달진미술연구소와 박물관의 소장된 미술잡지를 다시 살펴보았다. 현재 발행되는 최장수 잡지는 1966년 8월에 창간한 『photography』가 통권 690호, 66년 11월에 창간한 『SPACE』가 8월호가 693호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미술잡지를 보면 『월간미술』이 1989년 창간 통권 487호, 특집 ‘아티스트 북’, 『아트인컬처』가 1999년 창간으로 26권 8호로 특집 ‘키아프& 프리즈 하이라이트’, 『퍼블릭아트』가 2006년 창간, 통권 227호, 특집 ‘몸의 언어, 예술의 문법’이며 잡지 가격은 각 15,000원이다. 『미술세계』는 1984년 창간되어 2019년에 폐간 후 2022년 『더원미술세계』로 재창간되어 휴간 후 2024년 『ART WORLD』로 다시 재창간되어 올해 8·9월 합병호가 통권 11호로 발간되었으며 특집은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잡지는 1917년 창간된 『미술과 공예』로 동양미술협회 이사장이었던 야마구치 세이(山口 精)가, 일본어로 발행하였다. 1921년 창간된 『서화협회 회보』는 1922년 2호까지 발간되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1호와 2호를 모두 소장하고 있으며, 2023년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김순기가 「<서화협회 회보> 창간호의 내용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희귀본인 이 잡지들이 지원을 통해 해설이 실린 영인본이 제작되길 기대한다.

 


전시로 본 미술잡지의 역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그동안 미술잡지를 주제로 기획전을 두 차례 가졌다. 2008년 박물관 개관전시로 《미술정기간행물 1921–2008》 전을 당시 최열 학예실장이 기획하였다. 전시 구성은 1 미술종합지: 화단과 저널리즘 32종, 2 동인지: 현장의 의식 8종, 3 전문지: 윤택해진 시대상의 반영 12종, 4 기관지: 미술 기관 및 미술관의 소식 15종, 5 학술지: 화단의 성장과 담론 27종, 6 도록류 정기간행물 4종 모두 98종을 전시했다. 각 매체의 내용을 언급했고 단행본에 최열 「한국미술과 정기 간행물의 발자취」, 김달진 「미술잡지 역사 60년을 본다.」, 안인기 「미술잡지, 저널리즘 형성의 기능」 3편은 미술정기간행물의 역사와 현황을 심도 있게 분석한 글이었다. 창간인의 주역으로 『서화협회보』 이도영, 『신미술』 이항성, 『계간미술』 이종석, 『아트인컬처』 이규일 4명을 회상했다. 이 전시는 정기간행물의 탄생과 발간을 성격별로 분류하고 정리한 연구 결과물이었다. 그 시대에 문화적 상황을 반영하고 역사적 자료로 남겨진 콘텐츠로 망라했다. 


2019년 《미술의 읽다 : 한국 잡지의 역사》는 미술잡지 100년사를 살펴보고, 특집 기사와 광고 이미지를 통해 한국 미술을 이해하는 전시로 구성했다. 흔히 작품을 본다라고 말하는데, 단순한 보는 행위를 떠나 전시회에서 “미술을 읽다”라고 표현한 것은 읽어낸 미술잡지 기사를 통해 시대적 문화 상황들을 해석해 보려는 의도였다. 한국 미술을 개괄하는 것이 아닌 면면들을 살펴보고자 대표성이 높은 6종인 『공간』, 『가나아트』, 『월간미술』, 『미술세계』, 『가나아트』, 『아트인컬처』, 『퍼블리아트』에서 기획한 특집 기사를 추출하고 재배열하였다. 미술의 시대적 통제와 억압, 해방과 자유를 다룬 미술시론, 남북 분단으로 나뉘어졌지만, 통합되어야 할 북한미술, 매체의 발달에 따라 등장한 미술의 확장 뉴미디어, 미술의 사회적 기능으로 중요해진 공공미술, 세계 미술의 흐름인 비엔날레, K아트를 위한 한국미술 세계화, 시대의 상황에 따른 미술계의 나침판인 미술평론, 7가지 주제로 분리하여 한국 미술 흐름을 읽어냈다. 또한 잡지의 광고는 시대상을 담고 있는 시각 문화라는 것에 주목하였다. 이를 위해 미술잡지의 전문성에 주목하여 미술과 관련된 광고를 미술관·화랑, 출판, 화방·화구, 사진 광고를 구분하여 살폈다. 미술잡지의 현황과 전망을 4대 잡지의 발행인, 편집장, 기자인 『월간미술』 황석권, 『미술세계』 백지홍, 『아트인컬처』 이현, 『퍼블릭아트』 백동민에게 8개의 질문으로 인터뷰하여 현장을 기록했다. 미술잡지에 대한 임성훈, 김찬동, 김달진의 글과 전시 연계 강의도 4차례 가졌으며, 미술잡지를 다각적으로 조명할 역사적인 아카이브로 남겼다. 또한 1957년 신미술부터 88년 가나아트까지 10종의 『미술잡지 목차.xlsx』(2019)을 달진닷컴 게시판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공유화로 서비스하고 있다.

 


계간 화랑 + 현대미술


1973년 현대화랑에서 『계간 화랑』 가을호를 창간했다. 발행인 겸 편집인 박명자, 편집위원으로 이구열, 이흥우, 박래경, 허영환, 오광수였다. 표지화는 천경자의 팬지꽃, 특집으로 의재 허백련과 천경자의 근작과 제백석의 예술 세계, 나의 애장품, 해외의 화랑, 이설 미술감상, 미술계 뉴스, 사행 동정 등이 실려 있다. 판형은 포켓용인 19×13, 68쪽, 정가 200원. 2호부터 <그 시절> 시리즈로 본인이 참여했던 미술 단체 활동을 2호 모던아트 : 박고석, 3호 기조전 : 손응성, 4호 현대미협; 박서보, 5호 신조형파: 정건모, 6호 60년미술가협회: 윤명로, 7호 신상회: 이대원, 8호 토벽동인: 김영교가 회고하였다. 특별한 내용은 미술가를 제대로 찾아보기 쉽지 않던 시대에 현역미술가인명록을 작가 약력 중심으로 3회로 나누어 (상)편을 화랑 5호 1974년 가을호에 1930년생 이상, (중)편을 6호에 1931-45년생, (하)편을 7호에 (상) (중)에서 누락된 작가를 수록했다.


올림픽이 열린 1988년 가을호부터는 판형이 28×21로 커지고 제호가 『현대미술 ART NOW』로 바뀌었으며, 통권을 60+1로 표시하였고 정가는 3,000원이었다. 주간에 오광수, 작업의 현장은 황인이 글을 쓰고 강운구가 사진을 찍었다. 『현대미술』 1989년 겨울호는 80년대 세계미술 베스트 30명을 소개하고 송미숙의 80년대 세계 미술의 양상 신회화 시론을 실었다. 『현대미술』도 오래 가지 못하고 1992년 여름호 이후 휴간이 잡지 맨 뒷면에 미술잡지가 없던 시절, 70년대 중반부터 초반부터 20년 세월 동안 전문가와 미술 애호가의 교량 역할을 해왔고, 결권 없이 발간돼 온 지면들은 앞으로 주요한 미술계 자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공지를 남겼다.



선미술 


1979년 선화랑에서 ‘마음속의 미를 심는 미술 계간지’를 내세워 『선미술』을 봄호로 창간했다. 표지화는 김형근.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김창실, 주간 유준상. 판형은 22×15, 116쪽 1500원. 권두 특집으로 권옥연, 특집 어머니 교실, 연재물로 향기로운 한국인, 몽마르트르 예술가의 방랑기, 한국의 아름다운, 미술 기행, 한국의 미술 단체, 해외의 한국화가, 특별 계획으로 한국의 정신 노동자 박수근 미망인의 수기 - 아내의 일기로 김복순 글이 연재되어 관심을 끌었다. 통권 46호인 1990년 가을호부터 판형이 국판형에서 큰 판형으로 확대하였으며, 편집주간 서성록, 편집 차장 서영희, 취재 기자 유경희로 바뀌었고, 정가는 3,500원이 되었다. 특집으로 이일의 윤형근론, 평론가의 시각으로 임두빈: 새로운 세계관의 정초를 위한 철학적 시론, 이재언: 한국 탈모던 미술의 논리와 양상, 한국미술 탐구로 조인호: 한국 모더니즘 회화론 등을 실었다. 바뀐 편집진은 젊은 작가의 발표, 젊은 평론가들의 비평에 이어 전시 리뷰까지 지면을 확대하며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했다.


명동화랑 김문호대표가 1974년 창간한 『현대미술』은 1호로 끝났다. 미술잡지 창간에 화랑이 참여한 것은 당시 확산되기 시작한 미술시장과 미술애호가 층에 대한 안내서의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술교양지를 표방한 계간잡지로 한 작가의 근작 소개, 미술인들의 수필, 미술감상, 안내 등으로 비평보다는 유명작가 관련 기사가 주로 많았다. 전시를 앞둔 작가를 특집으로 다루며 홍보했고, 일반인에게 미술에 대한 접근성과 이해도를 끌어들였다.


가장 큰 홍보 효과가 있는 잡지의 표지화를 『화랑』과 『선미술』 로 통계를 내보았다. 화랑 1호에서 60호까지 34명 작품이 나왔는데 유영국이 4회로 가장 많았고 3회로 권옥연, 박고석, 장욱진, 천경자 4명, 2회로 김기창, 김인승, 김환기, 김흥수, 남관, 도상봉, 박노수, 변종하, 서세옥, 성재휴, 이대원, 임직순, 황규백, 황염수 14명 작품이 나왔다. 현대화랑이 밀었던 작가 위주로 당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선미술은 1호에서 52호까지 많은 작가들이 표지화로 선택되었는데 김형근, 변종하 2명이 2회 나왔을 뿐이다.




가나아트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가나아트갤러리에서 격월간 『가나아트』를 5·6월호로 표지 인물로 임옥상을 내세우고 창간했다. 발행인 겸 편집인 이호재, 편집주간 김용태, 편집차장 김진송, 정가는 권당 3700원, 1년 구독료 1만 9800원 128쪽이었다. 특이사항으로 『Beaux Arts』, 『Art news』, 『Art in America』 잡지와 외국 10개 화랑 축사를 받았고, 외국화랑 4개 광고가 실리면서 국제화를 시도했다. 내용은 긴급 진단: 미술시장 국제화는 가능한가?, 미술과 사회, 지금 이 작가는 임옥상, 독점 취재: 최고령 백남순 여사의 뉴욕 화실 탐방, 특별대담: 뉴욕에서 본 오늘의 세계미술 등이 실렸고, 기획 시리즈로 40대 요절 작가는 천재인가 오윤과 손상기, 에곤 쉴레가 실려졌고 이 시리즈는 당분간 지속되었다.


『가나아트』는 창간부터 두 화랑의 발행 잡지와는 차별화를 꾀하여 민중계열 작가를 소개하며 미술의 사회적 참여를 강하게 드러냈다. 해외미술도 제3세계 미술, 미술시장, 상품미학, 90년대 말부터 시각문화, 만화, 애니메이션, 인터넷, 미술관 건축, 공공미술로 확대하였다. 한국만화 50년(1997.11월) 20세기 리얼리즘과 모더니즘(1998 여름호), 일본현대미술의 파워(1998 겨울호) 시각문화 식민지의 그늘(2000 여름호), 인터넷+디지털+아트(2000 봄호), 인터넷에 둥지를 튼 미술(2000 가을호) 등이 사례이고 쟁점 한국미술사연구(1994.7), 진단: 한국미술계의 문제점(1997.5)등 이때 다룬 20가지 주제는 지금에도 유효하다. 『가나아트』는 격월간에서 월간, 다시 계간으로 변경되고 부록으로 『서울전시회가이드』도 발행했지만 2000년 가을 통권 70호로 폐간되었다. 


최근 신문의 미술기사는 대형갤러리와 대형미술관의 전시 소개, 옥션과 아트페어 예고 및 결과 등에 종속되어가는 판국이다. 미술잡지는 도록, 팸플릿에 비해 해석적 텍스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특정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매체이기에 책과 신문보다 독자층은 좁지만 신문기사보다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크게 특집, 작가론, 전시리뷰 3대 기사로 미술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상업 논리에 함몰되지 않게 미술생태계를 위해 미술잡지의 부흥이 필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 미술잡지는 단순 정보 제공의 역할을 넘어 창작자와 매개자에게 소통과 영감을 주는 매력이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 자체가 기록의 아카이브 역사로 남으며 활용되는 것이다. 내년에 『월간미술』은 『계간미술』의 역사를 이어받아 반세기인 50년이다. 어떤 행사와 변화를 계획하는지 기대된다.


 


1차 게재 월간미술 202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