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사건의 역사화는 가능한가 ?
김종길 : 논근리 사건과 역사화 - 공공의 역사와 한국현대미술 토론
5회 노근리평화문학포럼: 노근리 정신 확산을 위한 담론
발표자는 충북 영동 노근리사건과 제주 4․3항쟁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참혹한 국가 폭력 현장에서 발생한 '상처의 풍경'을 다룬 시각예술 작업을 비평적으로 고찰하며, 이러한 예술 활동을 '기억투쟁'과 '상징투쟁'의 맥락에서 조명한다. 특히 노근리사건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을 '노근리미술'로, 2024년 30주년을 맞은 '4․3미술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역사화'(歷史畵)의 시작 단계로 규정하고, 노근리미술이 지향해야 할 역사화의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국가 폭력에 의해 금기어로 억압되었던 노근리와 4․3의 진실이 각각 정은용의 실화소설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1994)와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1978)과 같은 문학적 ’소설화‘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공론화의 작은 구멍을 냈다고 분석한다. 이후 노근리미술은 박건웅의 만화 『노근리 이야기』(2006)를 통해, 4․3미술은 1988년부터(소집단 ‘보롬코지’) 본격화되었다. 이 예술 활동들은 단지 과거 사건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산 역사의 생명운동'이자 '창조적 주체 회복 운동'이며, '죽임에 대한 살림의 복권'을 위한 실천적 행위로 정의했습니다.
오늘날 한국 미술계가 자본가치 환원성을 갈구하며 동시대의 슬픈 역사나 참혹한 현실의 상징을 외면하는 경향 속에서, 노근리미술(김은주․박건웅, 서용선, 이순종․정정엽, 고승욱 등)과 4․3미술이 지속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가진 미학적 상상력을 회복하려는 중요한 시도라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기억투쟁의 미학'은 살림의 복권, 산 역사의 생명운동, 상상연대의 실천 행동, 후체험적 현장 인식, 리얼리즘의 미술 언어라는 다섯 가지 핵심 특징을 갖는다고 정리한다. 특히 75주기를 맞은 노근리사건을 다룬 새로운 미술 언어의 출현을 기대하며, 죽음의 부활이 아닌 '죽임에 대한 살림의 복권'과 '지역 공동체 내부의 새로운 역사 주체와 만나는 상상연대'로서의 기억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발표자 김종길씨는 한국 미술 현장 활동을 바탕으로 그동안 연구, 전시기획, 저서 등을 통해 사회적 리얼리즘, 민중미술, 역사화, 아카이브에 대한 큰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번 주제에 부합한 연구자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20세기를 온몸으로 부침했다. 식민지 이후 미군정, 제주4․3사건, 여수․순천사건, 노근리사건, 4․19혁명, 5․16쿠데타, 부마민중항쟁, 12․12쿠데타,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이태원 참사도 있었습니다.
토론 논점 1.
노근리미술이 4․3미술을 참조점으로 삼아 역사화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역사화는 그림으로서의 역사 기록을 넘어, 역사를 산 역사로 되돌리는 생명운동'으로서의 '역사화'(歷史化)의 의미를 포함합니다.
역사화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단순한 진실 규명을 넘어 '해원하는 샤먼'으로서의 예술가 역할이 강조되는데, 이는 현대 사회에서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미적 가치보다 윤리적 기능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함을 의미하는가? 또한, 4․3미술의 '순례'와 '답사'처럼, 노근리미술이 가야 할 '역사화'의 구체적인 방법론적 제언은 무엇이며, 이 과정에서 후체험적 현장 인식을 예술 언어로 전환하는 미학적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가?
저도 이번에 궁금해서 한번 더 관심있게 두 사건을 찾아보았습니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합니다. 노근리사건은 충청북도 영동군 노근리(지금의 영동군 황간면) 1950년 7월 한국전쟁 초기에 미군의 오폭으로 수백 명의 피난민이 희생된 비극적인 민간인 학살 사건입니다.
토론 논점 2.
노근리사건 75주기를 맞아 서용선, 이순종, 정정엽 등 기성 작가들의 활발한 참여는 고무적이다. 43미술은 수십 년을 유예한 뒤에야 작업이 이뤄졌다. 작가들에게 있어 이와 같은 역사의 공백은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는 데 일정한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가 쉽게 풀리지 않는 이야기 입니다. 특히 노근리 사건은 제주 4.3사건 보다 많이 잊혀졌던 역사입니다.
노근리평화기념관 특별기획전(서용선, 이순종․정정엽 전시)을 통해 노근리미술이 확보한 예술적 성취와 미학적 수준을 구체적으로 평가한다면 무엇인가? 특히 서용선의 다초점 회화가 '역사의 그늘 그림자 사이에 신화의 무늬'를 새겨 넣었다는 평가처럼, 개인적 트라우마의 재현을 넘어 보편적 인간 조건의 성찰로 나아가기 위한 노근리미술의 다음 단계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형형색색의 빛무늬'가 밝으리라는 발표자의 낙관적 전망은 어떤 구체적인 예술적 실천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새로운 세대의 젊은 작가가 노근리라는 과거의 사건에 대해 후체험적 현장 인식을 바탕으로 '상상연대'에 참여하는 방식은 기성 세대와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급변하는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미술 언어로 노근리의 역사를 해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창의적 방향은 예를 들어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디지털 아카이빙 등을 제시할 수 있는가?
'쩐'이 지배하는 동시대 미술 시장에서 '사회적 책임의 상상력'으로서의 리얼리즘 미술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현실적인 동력은 무엇인가? 노근리미술과 4․3미술처럼 '사건의 미술'을 지속하는 예술가들의 창조적 주체 회복 운동이 자본의 논리를 넘어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역사화는 동학혁명, 3.1운동, 한국전쟁 등이 있으며 미술인들이 노근리 역사화를 다룬다는 것은 쉽지 않다. 본인이 자발적인 의식을 갖고 시작하기전에는 기록화 의뢰, 기획전, 공모전 무엇이 있을까?
김달진은 미술자료수집가로 시작하여 한국미술아카이브 개척자로 2008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개관, 2013년 한국아트아카이브협회를 창립하여 2021년까지 회장을 역임했고 2025년 1급 정학예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2002년 서울아트가이드를 창간, 편집인이며 저서는 1995년 <바로보는 한국의 현대미술>. 이제는 미술기록자를 넘어 시대에 맞게 유튜버로 영역이 확산되어 현역기자로 전국 미술현장을 뛰는 인플루언서로 변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