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전국적으로 다양한 미술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저마다의 장르와 전략을 내세우며 전개되는 미술 행사들은 도시 공간을 풍요롭게 변모시킨다. 이들 미술 행사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업이 정부 기관이 후원하는 공공적 기능을 지닌 행사임을 알 수 있다. 정신문화를 살찌우는 미술품이 공공재로 인식되고 있는 작금의 국내외 현실에서 미술 행사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은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문화예술진흥법」에서 떨어져 나와 2014년에 제정 시행되고 있는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의 미술문화 확산에 현실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든 미술 행사에는 저마다 목표와 소명이 주어진다. 지난 9월에 열린 국내의 대표적 미술 행사들을 보면 상업화랑이 개최하는 키아프&프리즈서울, 아트시그널부산 등 ‘아트페어’와 동시대 미술을 선도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비엔날레’를 들 수 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펼쳐지는 《DMZ OPEN》 전시는 지역의 장소적 특성을 활용한 축제의 경우다. 도시 재생 사업과 연계해 등장한 새로운 얼굴의 프로젝트로는 이 글의 주제인 《2025 아트 성수》를 들 수 있다.



출처: 헬로우뮤지엄


《아트성수》는 서울 성수동을 중심으로 지역적 특색을 살려 진행되는 미술 사업이다. MZ세대의 힙플레이스이자 문화예술 자본의 새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성수동.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국내의 대표적 어린이미술관으로 성장한 헬로우뮤지움이 기획하고, 서울 동북지역의 대학 기관이 함께하는 예비 예술인 발굴이라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금년에 열린 《2025 아트성수: 로딩중입니다》(9.2-9.30)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으로 서울 동북권 지역의 대학뿐만 아니라 전남·충남·부산 등 전국 지역의 대학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전시공간과 기획팀 구성도 성수 지역의 대안 공간 프레임성수와 피어컨템포러리와 연대해 협력 시스템을 강화했다. 《아트성수》는 젊은 예비 예술인 발굴과 지역 예술 생태계 확장이라는 두 가지 주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트성수》의 성과와 더불어 지속 가능성을 위한 대안도 필요하다. 우선 고려할 것은 예술공간의 유입과 상업화로 인해 급격히 진행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다. 낙후된 구도심에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되면서 지역 가치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원래 거주하던 저소득층이 밀려나는 현상이다. 높은 임대료에 의해 예술가와 대안 공간들이 성수동을 떠나고, 대형 상업 갤러리나 브랜드 팝업 스토어만이 남게 되는 일은 공익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아트성수》가 지속가능한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유산 보존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성수동의 산업 유산을 활용한 ‘장소 특정적 전시’를 개발하는 일은 기본이다. 수제화 장인이나 인쇄소 기술자 등 지역장인들의 삶과 기술을 예술적 콘텐츠로 기록하고 이를 현대 예술과 융합하는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성동구청은 공장 건물주 간의 협약을 통해 예술인을 위한 공공 임대 예술공간을 확보하는 상생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트성수》는 도시 실험실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다. 성수동에서 열리는 모든 연합전시 및 아트페어를《아트성수》라는 하나의 통일된 브랜드 아래 묶고 매년 하나의 선도적 주제를 제시하여 통일성을 부여하는 일도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아트성수》가 지속가능을 위한 기본 비전을 세우기 위해서는 성수동 지역주민이 참여하여 성수동의 공공 공간을 함께 디자인 하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로 노선을 잡아야 한다. 도시를 바꾸는 예술 프로젝트로서 《아트성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네 도시 모두에 주어진 과제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