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프랑스 브르타뉴주 렌시(市) 시립미술관인 렌미술관(Musée des Beaux-Arts de Rennes)에서 1968년 1월 24일부터 2월 28일까지 개최된 한국 현대 한국화전 「한국의 빛(Lumières de Corée)」의 팸플릿이다.
본 전시는 한국 공보부와 프랑스 예술인협회가 공동 주관한 프랑스 순회전으로, 1967년 9월 22일부터 10월 29일까지 류네빌(Château de Lunéville)에서 처음 개최된 뒤, 렌 전시를 거쳐 1968년 3월 디에프(Dieppe), 6월 니스(Nice), 11월 파리(Paris)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구성되었다.
참여 작가는 김기창, 김은호, 박노수, 박래현, 서세옥, 이규선, 이유태, 천경자 등 총 8명이며, 전시작품은 총 80점이다.

(좌) 《Lumières de Corée》, Musée des Beaux-Arts de Rennes, France, 1968.1.24-2.28, 23×19cm, 10쪽
(우) 이유태 〈운무산수(雲霧山水)〉 외
1960–70년대는 한국전쟁 이후 국제사회에 한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소개하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문화외교가 활발히 전개되던 시기로, 정부 주도 해외전시가 다수 이루어졌다. 한국과 프랑스 양국은 1965년 「정부 간 문화 및 기술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고, 협정이 1968년 5월 발효되면서 서울에 프랑스문화원이 설립되었다.
본 전시가 협정 발효 일정에 맞추어 기획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프랑스 내에서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이응노, 남관, 문학진, 하인두, 한묵 등 여러 한국 작가가 프랑스 유학 또는 체류하며 활발히 활동하던 점은 주목할 만하다.
프랑스에서는 1946년 파리 체르누스키박물관에서 박물관 소장유물을 중심으로 한 《한국미술전》이 개최된 바 있으며, 1961년에는 미국 8개 도시 순회를 마친 《한국미술국보전》이파리에서 소개되었다. 또한 1964년에는 이응노 화백과 체르누스키 박물관장이 함께 설립한 ‘파리동양미술학교’가 개설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전시는 프랑스 공공미술관에서 개최된 최초의 ‘한국 현대 한국화 단독전’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당시 한국화가들은 앵포르멜 이후 한국 화단의 변화, 해외 교류 확대, 국제적 감각의 수용 속에서 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회화의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었다. 팸플릿에 수록된 해외 언론 그리고 국내 언론의 반응은 한국미술에 대한 시각을 살펴볼 수 있다.
LE FIGARO
이제 우리는 한국 작가들의 기여가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매우 독창적이며, 그들만의 감수성과 문화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는 일반적 전통과 연결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 「한국의 빛(Lumières de Corée)」 전시는 이러한 독창성과 세련됨을 잘 보여준다. Raymond COGNIAT
OUEST-FRANCE
이번 전시가 프랑스 여러 도시—특히 렌(Rennes)—에서 개최되는 특권을 얻게 되기 전까지, 우리는 한국 미술에 대해 사실상 거의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이 미술이 전형적으로 동양적이며 중국과 일본 사이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강대국 중 어느 한쪽의 직접적인 영향도 뚜렷하게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미술은 고유한 특수성을 지니고 있으며, 고대 양식뿐 아니라 특히 가장 현대적인 작품들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두드러지는 듯하다.
Henri TERRIERE
동아일보 1968.2.8
이날 모인 인사중 평론가나 미대교수는 박래현여사의 추상화를 아낌없이 칭찬해주기도 하였지만 일반인사들은 이유태씨의 안개 피어오르는 산수화 앞에 어김없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 속에서 동양의 어떤 액소픽한 정서나 한국의 인상을 찾으려는 듯-. 이렇듯 평가의 갈림길에 부닥칠때면 미술을 통한 한국소개에 난점이 생기지 않는가 싶다.
미술에서 한국을 보고싶어하는 사람과 예술만을 문제삼는 사람 사이에 생기는 거리가 완연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순회전은 한국의 소개가 주된 목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럴 경우엔 좀 더 한국적인 테크닉이 강조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권영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