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큐레이터 심소미의 위치는 독특하다. 예술과 건축에 대한 연구를 전시와 공공 프로젝트로 연결하여  도시의 구조를 들여다보며 ‘도시 공간과 예술의 역학 관계’를 파악한다. 10년 전부터 그는 미술 공간을 박차고 나와 도시 공간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서울 곳곳에서 이뤄진 《마이크로시티랩》(2016)은 메가시티의 미시적 장소를 재발견하고자 국내외 예술가 17인(팀)의 장소 특정적인 도시 공간 개입으로 이뤄졌다. 전시장이 아닌 도시 공간에서 진행한 이 전시 이후 심소미는 도시 공간과 공공 영역과 예술이 상호 교차하는 지점을 지향하는 큐레이터로 재출발하였다.

그는 2017년에 작가 줄리앙 코와네와 함께 컬렉티브 ‘리트레이싱 뷰로’를 구성하여 도시의 사회적 하부 구조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 도시 상품화, 기술 만능주의 등 도시를 재편하는 구조를 들여다보고 이를 전시·공공미술·출판으로 연결했다. 2025년에는 타이페이의 보장암 국제예술촌(THAV) 레지던시에 선정되어 도시 공간에서 강제 이주된 생태 환경을 다루는 리서치를 진행했다. 제도 공간의 큐레이터와 차별화된 활동을 통하여 그는 미술 문화의 장을 작업실-전시장이라는 단선적 구조에서 점과 점을 잇고, 면과 면을 맞대어 점·선·면의 입체적인 구조로 확장한다.

심소미는 건축과 도시를 미술적 관심사로 끌어들여 미술의 지위와 역할을 확장해 왔다. 대도시 서울 주변부에서 성장한 교외 도시에 대한 리서치 프로젝트 《서브토피아》(2017)를 진행 후, 2018년에는 경기문화재단의 ‘2018 공공하는 예술’의 예술감독을 맡아 광역권의 지형도와 공공미술의 관계를 연구·인문학·건축·디자인·예술 등 다양한 관점으로 탐구했다. 2019년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리얼-리얼 시티》는 건축가, 연구자, 예술가, 문화기획자 18명(팀)이 함께하여 도시 현실을 다각도로 들여다본 전시이다.

2021년부터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면서 독립 큐레이터 활동을 이어가던 중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그의 활동은 시공간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더욱 넓어졌다. 2021년에는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미래가 그립나요?》(2021-2022)를 기획하였고, 2022-2023년에는 프리즈-브레게 파트너십의 초청 큐레이터로서 《오비탈 타임》(2023), 《스트리밍 타임》(2023), 《저항하는 시간》(2024), 《거주하는 시간》(2025) 등의 기획전을 통하여 시공간이 교차하는 전 지구화 시대의 도시성을 탐구하였다. 이렇듯 심소미는 공공 영역과 사적 영역의 주변부로서 예술이 도시 공간과 공공성 의제에 맞닿는 지점에 천착하고 있다.
그의 질문은 예술적 실천과 개입이 도시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사적 욕망과 권력, 기술과 자본이 도시 공간에 작용하는 방식과 결과를 찾아 미시적 관점으로 도시를 탐구하는 데에서 그는 해답을 찾고자 한다. 이러한 활동은 국제적인 활동에서도 ‘상이한 도시 공간에서 나타나는 동시대성’ 탐구로 이어진다. 공공기관, 사립 재단, 민간 플랫폼, 개개인 등 다양한 주체들과 협업을 해온 그는 민간 영역의 비제도권 교류에 관심을 가지고 서울-비엔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큐레이터로서 심소미정신의 핵심은 미시적 차원의 관점과 방법으로 지극히 사적인 작업을 하는 예술에 주목하는 데 있다. 그것은 비제도권에서 독립 큐레이터로서 도시를 마주하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도시 공간의 주변에서 작지만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예술의 존재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이나 경제적 교환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의 방식에서 나오는 ‘자발적 은둔자’의 태도로 살아가는 것. 심소미의 존재 방식이자 활동 방법이다. 독립 큐레이터 심소미의 삶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제도에 속하지 않은 채 도시를 배회하는 존재의 흔적을 찾아 미시적 서사로 재구성하면서 도시에 개입하는 일에 바짝 붙어 있다.


- 심소미(1981- ) 홍익대 예술학과 석사 졸업. 경기문화재단 ‘공공하는 예술 2018’ 예술감독 , 프리즈-브레게 파트너십 초청 큐레이터(2023-2024),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시 공동 큐레이터(2024). 쿠페 인터내셔널 협력 큐레이터(2025) 역임. 독립 큐레이터(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