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에서 에로티시즘을 탐구하는 작가
이순종(1953 - )
이순종은 인간의 욕망과 신체, 그리고 사회적 금기를 가로지르며 에로티시즘을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해온 작가이다. 2018년 씨알콜렉티브에서 열린 개인전은 그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자리로, 신체의 파편화와 중첩, 상징적 오브제를 통해 욕망의 구조를 시각화한 점이 주목되었다. 그의 화면에는 직접적인 누드의 재현보다는 신체의 일부, 흔적, 피부의 질감, 은유적 형상이 등장하며, 이는 관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 긴장과 암시의 층위 속에서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순종의 에로티시즘은 단순한 성적 이미지의 차원을 넘어 존재론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그는 신체를 욕망의 대상이자 상처와 기억을 담는 장소로 인식한다. 화면 속 인물들은 종종 응시를 회피하거나 해체된 채 제시되는데, 이는 타자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몸의 운명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태도로 읽힌다. 색채는 붉은색과 검은색, 어둡게 침잠한 푸른색 등 강렬하면서도 밀도 높은 톤을 사용해 감정의 깊이를 강조하며, 물감의 두터운 마티에르는 육체성을 더욱 부각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회화적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교차시킨다. 고전적 구도의 안정감 위에 파격적인 이미지 배치를 더함으로써 긴장감을 형성하고, 인체와 사물의 병치를 통해 욕망의 상징 체계를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에로스는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생명력과 죽음 충동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드러난다.


이순종은 홍익대 조소과 학사 ,노스텍사스대 대학원 미술학 석사 출신으로 설치미술, 회화를 발표히며 개인전과 기획전에 초대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 미술계에서 독특한 작품세계로 육체를 매개로 인간 존재의 본질과 욕망의 심층을 탐구하는 데 있으며, 에로티시즘을 통해 삶과 예술의 근원적 에너지를 드러내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 전공 우해진의 석사논문 「이순종의 작품세계–에로티시즘을 중심으로」(2018년 2월)는 이러한 작업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며, 그의 예술이 한국 현대미술에서 에로티시즘을 탐구하는 중요한 사례임을 밝혔다. 논문은 특히 그의 작품이 금기와 욕망의 경계를 탐색하면서도 미학적 완성도를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