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김수철의 소리 그림
김수철은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답게 국악, 록, 팝을 넘나드는 뮤지션으로 1980년대 못다 핀 꽃 한 송이,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 1990년 치키치키 차카차카(날아라 슈퍼보드 OST)를 대표곡을 꼽는다. 더구나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식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 국책 행사에서 음악감독을 역임하며 한국적 소리의 정체성을 정립해온 인물이다. 특히 2023년에는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 공연을 통해 국악과 서양 음악의 융합을 선보이기도 했다.

촬영 김달진
김수철의 소리그림이 2월 14일부터 3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있으며 많은 관람객이 모이고 있다. 그의 예술적 탐구는 음악을 넘어 회화로까지 확장되었으며, 이번 전시는 그 오랜 사유와 감각의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음악적 사유가 시각 예술로 확장된 결과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고 화가를 꿈꾸기도 했다며 그는 그림도 자신의 열정으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은 그가 오랜동안 작업해온 1,000여 점의 회화 중 엄선된 100여 점이다. 전시의 구성은 1섹션 자연의 에너지를 푸른 획으로 표현한 ‘소리 푸른’, 2섹션 인간의 감정을 담은 ‘수철소리’, 3섹션 우주적 상상력을 담은 ‘소리탄생’, 4섹션 침묵의 고요함을 묘사한 ‘소리너머 소리’로 꾸며냈다.
전시의 핵심 철학은 “소리는 그림이고, 그림은 소리다”로 요약된다. 작가는 음악으로 표현해온 자연과 우주, 생명의 소리를 회화라는 또 다른 악보 위에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그는 단순히 음악을 그림으로 옮긴 수준을 넘어 색채와 선, 질감을 통해 소리의 본질을 구현해냈다. 전체적인 전시작품은 다양한 표현과 화면 구성으로 자유분방하고 다채로웠다. 비가시적인 소리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개성으로 표출한 것이 강점이다.
2월 13일 10시반 기자간담회에서 김수철은 “예술의전당 대관 심사를 패스해서 재벌이 된 기분이었다”며 털어놓고 작품설명에서는 수묵화의 기법과 아크릴을 주재료로 사용하였지만 마티에르 면에서 유화의 효과를 냈다는 점을 강조하여 이야기하였다. 전시는 자신의 집안에 많은 작품이 쌓여 외부로 옮기는 과정에서 지인이 전시를 권유하여 시작되었다고 했다.
‘아트테이너’가 있는데 아트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이다. 가수나 배우 연예인으로 그림을 그리는 조영남, 하정우, 권지안(솔비), 박신양, 김창완, 구혜선.... 작년에는 김완선 김창훈이 2인전도 가졌다. 일반적으로 상업화랑이나 아트페어를 통하는데 김수철은 당당하게 미술관에서 유료 데뷔전을 선택했다. 기획자로 예술의전당 서예부장과 경기도박물관장을 역임한 이동국을 내세우고 7명의 전문가들이 도록에 글을 쓰며 기획된 전시로 큰 차별화를 시도했다. 입장료 1만원에 굿즈인 에코백, 티셔츠, 키링 상품, 도록, 자서전 출간까지 화가로 데뷔한 김수철의 행보가 기대된다.
- 월간 춤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