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는 무엇을 보여주나?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3.20-6.28)는 여러 면에서 화제와 논란이 있다. 데이미언 허스트(61세)는 영국 태생으로 현대미술에서 국제적인 거장으로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그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하며 단편적으로 알고있는 작품을 한자리에 펼쳐놓고 단순한 회고를 넘어 동시대 미술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그는 yBa 세대의 중심 인물로서 회화 중심 전통에서 벗어나 설치, 오브제, 생물학적 재료를 통해 미술의 개념을 확장했다. 또한 제작뿐 아니라 전시 기획과 시장 전략까지 주도하며 ‘작가-기업가’ 모델을 구축했고, 이는 현대미술이 자본과 제도, 미디어와 긴밀히 연결된 시스템임을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죽음, 욕망, 불멸이라는 주제를 과학적 이미지와 상업적 언어로 풀어내며 후기 자본주의적 미술의 특성을 상징한다. 

전시는 초기 실험부터 최근 작업까지의 흐름을 ‘1부 : 모든 질문에는 의심이 따른다’, ‘2부 : 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 ‘3부 : 침묵의 사치’, ‘4부 : 작가의 스튜디오’에 걸쳐 선보인다. 초창기에는 폐기물과 일상 재료를 활용한 실험적 태도가 두드러지며 제도 비판적 시선을 보여준다. 이어 동물 사체를 활용한 작품들은 죽음을 물리적 현실로 제시하며 강렬한 감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이후 나비, 보석 등 화려한 이미지가 등장해 아름다움과 욕망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그 이면의 허무와 소멸을 환기한다. 마지막으로 스튜디오를 연상시키는 공간은 예술을 완성된 결과가 아닌 지속적 생성 과정으로 제시하며 최근 회화로의 복귀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1991 유리, 채색된 철, 실리콘, 모노필라멘트, 상어, 포름알데히드 수용액, 217 × 542× 180 cm. 개인 소장.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All rights reserved, DACS 2026. Photographed by Prudence Cuming Associates


허스트를 둘러싼 논란도 전시 이해의 핵심이다. 상어, 소머리 등 동물 사체 사용은 생명 윤리를 둘러싼 논쟁을 낳고, 시장과의 밀접한 관계는 작품의 상품화 비판으로 이어진다. 또한 대규모 스튜디오 제작 방식은 ‘작가의 작품’ 개념 자체에 질문을 던진다. 이는 동시대 미술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지점이다.

관람자는 자극적 이미지에 머물기보다 이번 전시 부제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이 가능하지》를 상기하며 죽음의 시각화 방식, 화려함 뒤에 숨은 욕망과 희생, 그리고 작품이 놓인 제도와 시장 맥락을 함께 읽어야 한다. 나아가 제작 과정이 드러나는 지점에서 예술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행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 전시는 충격을 넘어 현대미술의 본질과 인간의 가치 체계를 질문하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전시 입장료는 올해부터 인상된 성인 8,000원으로 사전예매는 6,400원 판매했고 관람객 밀집을 분산하기 위하여 시간별 정원제를 도입했다. 작년 국립현대미술관 《론 뮤익》전은 단일 전시 최다 관람객 50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번 전시 결과도 관심을 모은다.

                                                                             - 월간 춤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