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 감독으로 선임된 박철희 감독은 중국에서 갤러리문을 운영했고, 아시아예술경영협회 대표이다. 이번 아트바젤홍콩을 함께 하며 그가 보는 국제 미술시장 정세와 그의 올해 계획을 들어보았다.

Q. 세계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홍콩 아트바젤이 잘 마무리됐다. 미술시장에서 아시아의 입지는 어떠한가?
A. 2000년대 중국과 미국의 경제 규모 격차가 10배였으나 현재는 70% 수준까지 좁혀졌고 중국과 인도가 크게 성장했다. 홍콩 보안법 이후 시장이 주춤했으나 금융 중심지 홍콩의 위상은 건재하다. 크리스티는 새 공간 핸더슨으로 잘 이전했고 40주년 행사도 성황리에 마쳤으며, 소더비도 시내 중심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M+를 보유한 홍콩은 정부 차원에서 세계 최대급 미술관이 들어선 광저우·선전과 연계한 미술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에 프리즈가 있고, 인도에선 아트페어가 성장하는 등 아시아 전반으로 판이 넓어지고 있다.

Q. 홍콩 아트바젤, 소더비, 크리스티 결과로 보는 한국 미술의 위상과 갤러리의 전략은?
A. 이브닝 세일에 한국 작가는 이우환·이성자 정도 손에 꼽혔다. 중국 컬렉터가 검색하는 바이두엔 한국 작가 정보가 드물고, 반대로 인스타그램은 중국에서 막혀 있다. 실제로 작년에 한 중국 컬렉터가 유명 한국 작가의 대형 작품을 사러 왔는데, 갤러리 직원들은 광동어만 쓰다 보니 소통 자체가 안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옥션에서 접하는 이우환·박서보·김환기 외의 한국 작가를 아는 중국 컬렉터가 드물다. 갤러리가 꾸준히 나와 작가를 프로모션해야 하는데, 전략적 접근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Q. 외국 시장에서 ‘한국 현대미술’ 브랜드가 가진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A. 작가, 큐레이터, 컬렉터, 딜러의 역할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단색화는 윤진섭 평론가가 기획한 전시를 시작으로 박서보·윤형근 등 작가를 통해 국제적으로 브랜드화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를 이어나가는 흐름이 체계적으로 기획되지 못했다. 작가는 있으나, 이를 산업화할 기획력이 부재하다. 엔터테인먼트처럼 시스템화되어 미술도 기획되고 육성되는 구조를 갖춰져야 한다.

Q. 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APAP)를 맡게 되었는데, 올해 주제와 다른 국제전과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A. 4월 11일 마카오에서 아트비즈 예술과 산업 포럼에서 발표하게 되었는데, 2005년부터 이어온 APAP를 중국 미술관 관장·큐레이터들에게 소개했더니 모두 놀랐다. 한국이 국가와 지자체 정부 차원에서 이렇게 꾸준히 국제전을 해온 것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올해 APAP는 미디어아트와 AI를 키워드로, 그동안의 맥을 이어가면서 재조명하려 한다. 주제는 아직 준비 중이지만 다른 국제전과의 차별점이라면 키워드로 ‘공감’을 꼽겠다. 학술적이거나 어렵지 않게, 시민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페스티벌 같은 개념으로 가려 한다.

Q. APAP의 참여 작가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A. 유명 작가를 섭외하는 것보다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는 작가를 선정하는 것을 우선으로 두고 있다. 공공성과 지역성을 이해하는 작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폭을 넓혀 선정할 계획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상반기에는 남이섬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든 강우현 선생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 수장고미술관을 오픈하고, 하반기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광둥미술관 순회전을, 광저우트리엔날레 기간 광둥미술관에서 김덕한 개인전을 연다. 한중수교 35주년인 내년엔 중국 청두현대이미지미술관에서 한중 대표 작가 3인전, 광둥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안양은 미디어아트·조각, 광주는 수묵, 광둥미술관은 현대미술로 각각 색깔을 달리해 한국 작가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APAP를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안양시민의 자긍심과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행사로 만들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