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4일 개관한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과 4월1일 대전 최종태전시관은 공공이 생존 작가를 기념공간으로 설립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며 두 곳을 다녀왔다. 일반적으로 공립미술관은 역사적 평가가 축적된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관행이기에, 생존작가 전용 공간은 예산 투입의 정당성과 향후 평가 변동 가능성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시작에서 개관까지 건립비용과 기간, 그 후 많게는 몇 억 단위의 예산이 지속적으로 운영비가 투입된다. 그동안 1993년 보성군립백민미술관(조규일), 2005년 군립청송야송미술관(이원좌), 2011년 무안군오승우미술관, 2018년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있다. 몇 작가도 추진하다 무산되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 공간으로 제도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제공 김해시청
먼저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은 세종대왕 동상으로 유명한 조각가 김영원(79세)의 고향에 설립된 복합 공공미술관을 표방한다. 김해종합운동장과 연계되었고 연면적 약 5,800㎡ 규모에 전시실·아카이브·교육공간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시민 참여와 동시대 기술 담론을 결합한 운영을 지향한다. 특히 작가의 작업이 인간 신체에서 출발해 정신성과 내면으로 확장되어 온 흐름을 중심으로, 지역 정체성과 AI 시대 담론을 결합하는 전략이 특징이다. 개관전은 3개층 전시실에서 각각 김영원의 인체 조각과 회화 30여점, 동시대 미디어 작품, 문자와 기술 환경을 다룬 협업 전시를 통해 인간·기술·도시 관계를 입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작가 기념관을 넘어 동시대 담론형 미술관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최종태전시관 ⓒ 김달진
반면 대전 최종태전시관은 보다 전통적인 ‘작가 아카이브형’ 모델에 가깝다. 조각가 최종태(94세)가 기증한 200여 점을 기반으로 조성되었으며, 조각 65점과 회화·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생애 전반을 연구할 수 있는 구조를 갖는다. 전시관은 1958년 건물로 국가등록문화재며 농산물품질관리원, 대전창작센터로 활용했었고 1, 2층 몇 개의 방(전시실)에 지역 미술사의 맥락 속에서 작가를 위치시키는데 초점을 두었다. 개관전 <최종태의 질문–아름다움의 발견, 그리고 창조를 위한 기록>은 초기 인체 조각부터 후기 작업까지 70여 점을 선별해 작가의 조형 언어 형성과정을 보여준다. 최종태는 추상 일변도의 시대에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형 세계를 구축한 인물로, 특히 인간 형상과 정신성의 결합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두 작가의 작품세계는 모두 ‘인간’이라는 공통 주제를 다루지만 방향은 다르다. 김영원이 신체를 통해 존재의 확장과 에너지, 감각을 탐구했다면, 최종태는 인간 형상을 매개로 정신성과 신앙, 삶의 본질을 성찰해 왔다. 이에 따라 미술관 성격도 차이를 보인다. 김해는 기술·도시·미디어를 결합한 미래지향적 플랫폼이고, 대전은 지역 미술사와 작가 연구를 강화하는 아카이브형 공간이다.
결론적으로 두 사례는 생존작가 공공미술관의 두 가지 모델로 ‘동시대 담론형’과 ‘연구 아카이브형’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는 공공이 작가를 단순 기념하는 단계를 넘어, 도시 정체성과 문화정책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