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서를 놀이와 축제로 표출한 전북미술의 거목
유휴열(1945 - )
전북 미술의 거장 유휴열 화백은 한국적 전통의 신명과 현대적 조형미를 결합하여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평면적인 캔버스를 넘어 알루미늄, 동판, 한지, 옻칠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실험 정신이 돋보이며, 특히 금속판을 두드리고 깎아내는 부조 기법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 생명력을 구현했다.

유휴열미술관전경
그의 예술적 근간은 한국인의 정서 속에 흐르는 '놀이'와 '축제'에 맞닿아 있는데, 이는 샤머니즘적 요소나 민속적인 도상을 해학과 풍자로 승화시켜 한(恨)을 신명나는 흥(興)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는 중앙 화단에 편향되지 않고 평생을 전주와 완주 등 지역에 뿌리내리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이라는 명제를 실천하며 노력하고 있다.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과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하며 지역 예술의 자존심을 지켜왔고 2016년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제정한 한국작가상(1억원) 수상작가로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예술 철학은 공간으로도 확장되어 완주 모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유휴열미술관은 그의 일생이 담긴 작품들을 상설 전시하는 동시에 카페 갤러리에서는 기획전과 공연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민들에게 예술적 휴식을 제공한다. 또한 지역 미술 발전과 후배 양성을 위해 1990년 전북청년미술상을 제정했다. 2005년 (제12회)까지 이어지다가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잠시 중단되었으나, 2021년 유휴열미술관을 중심으로 다시 부활했다.

유휴열은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재료의 확장을 통해 현대적 조형미를 결합 표출해냈다. 초기에는 인간의 고뇌와 실존을 다루었으나, 점차 한국인의 기저에 흐르는 샤머니즘, 민속적 소재, 그리고 축제와 같은 역동적인 삶의 모습을 담았다. 단순히 개인의 창작 활동에 그치지 않고 미술관과 갤러리를 통해 지역 예술의 영토를 확장하며, 전통의 현대적 변용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전북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중추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달진, 유휴열 202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