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신(1935 - )
호암미술관이 2026년 3월 17일부터 6월 28일까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대규모 회고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개최했다. 이는 호암미술관 최초의 한국 여성 작가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 파리 유학 시절 판화부터 실험적인 평면 작업, 나무·돌 조각, 건축 폐자재를 활용한 혼합 매체, 그리고 다채로운 회화에 이르기까지 70여 년에 걸친 그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하는 작품 170여 점을 전시했다.


한국 현대 조각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나무와 돌의 어머니’로 불리는 조각가 김윤신은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한 후, 1960년대 한국 여성 조각가 최초로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로 유학을 떠나 조각과 판화를 깊이 있게 탐구했다. 귀국 후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촉망받는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상명여대 교수를 사직하고 1984년, 드넓은 자연과 거대한 나무가 내뿜는 원초적 생명력에 매료되어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연고도 없는 남미 땅으로 이주하여 40년 가까이 그곳을 제2의 고향 삼아 작업에 몰두했으며 김윤신미술관을 운영했다.

김윤신은 평생에 걸쳐 나무, 돌 등 본연의 물성을 극대화하며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한 거장으로 평가한다. 특히 서구적 모더니즘 조각의 흐름을 체득했으면서도 동양적 철학과 샤머니즘적 영성을 작품에 녹여내어 동서양의 미학을 고차원적으로 통합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2024년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되며 국제 미술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고, 리만 머피갤러리, 국제갤러리와 전속계약을 맺고 지치지 않는 현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어 많은 후배 예술가들에게 깊은 귀감이 되었다.

그의 작품세계는 '합이합일 분이분일(合이合一 分이分一)'이라는 철학적 명제로 집약된다. 이는 서로 다른 둘이 만나 하나를 이루고, 다시 나누어져 각각 독립된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우주의 순환 논리와 음양의 조화를 의미한다. 김윤신의 손길을 거친 거친 목재와 육중한 석재는 인위적인 변형에 그치지 않고, 재료가 품고 있던 내면의 숨결과 작가의 영혼이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생명체로 거듭난다.

그는 전기톱으로 단단한 나무를 거침없이 잘라내어 면과 선을 쪼개고, 그 틈새와 단면에 오방색을 비롯한 한국 전통의 강렬한 색채를 채워 넣음으로써 생성과 소멸,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시각화한다. 나무의 거친 표면과 매끄러운 다듬질의 대비, 그리고 공간을 투과하는 날카로운 슬릿들은 물질의 경계를 넘어 영원한 자연의 생명력을 증명하며, 관객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깊은 울림과 원시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김윤신조형예술연구소(주)가 설립되었으며 서울아트가이드 2026년 6월호에 김윤신아카이브 소장 목록을 소개했고, 김달진 유튜브는 그동안 10개 이상의 동영상을 송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