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용준의 ‘욘사마’ 경제효과가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근에 출판된 화보집은 150억원 넘게 팔리고 연말에 나올 캐릭터 상품도 100억원대 시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배용준의 인기는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주도하며 우리나라 관광 수입을 8000억원 이상 증가시키고 있다.
여기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 등 무형의 효과를 더할 경우 부대가치는 엄청나다. 배용준의 경제효과는 일본에서 더욱 커 2조원이 넘는다. 수조원대의 일본 비디오·음반시장을 석권하고 있음은 물론 판권을 산 NHK 사의 방송 및 부대 상품 판매 수입이 2000억원 규모이다. 배용준이 주인공인 TV 드라마 ‘겨울연가’ 한 편이 만들어 낸 충격적 현상이다.
문화산업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경쟁력의 원천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 최근 우리 경제는 기력을 상실하고 표류의 위기를 맞고 있다. 소비와 투자심리가 실종 상태이며 최후 버팀목인 수출도 원화가 급격히 절상되자 비상 상태이다. 여기에 기업들은 이자도 갚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산업공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산업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킬 경우 물적자원이 부족한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원천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문화산업은 아시아에 한류열풍이 확산되면서 연간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연간 고용증가율이 10%가 넘는다. 제조업이 퇴조현상을 보이며 고용증가 효과가 사실상 마이너스인 점을 감안할 때 보통 의미가 큰 것이 아니다. 현재 문화산업의 규모는 국민총생산의 5% 수준이며 종사하는 취업자는 총 노동인구의 3% 수준인 50만명 안팎이다.
문화산업을 주력산업으로 발전시킬 경우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과 실업 해소 효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또한, 흥행에 성공한 문화 상품은 여타 상품의 이미지를 제고하여 수출 증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등 무형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한다. 더욱이 생명공학·나노산업·신소재산업 등 대규모의 장기 투자가 필요한 여타 미래 산업에 비해 산업 기반 확충과 경쟁력 확보가 쉽다. 따라서 문화산업을 경제 회생의 전략적 수단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문화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문화산업은 기본적으로 위험이 크고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드는 산업이다. 따라서 성공사례를 다수 창출했으나 흥행 실패, 시장 환경 악화, 자금난 등으로 상당수가 퇴출 위험을 맞고 있다. 이런 견지에서 대형 전문기업들을 육성하여 안정적 재정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 대외 개방 대응,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자본 육성 및 세제상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문화산업진흥기금을 확대하고 사업의 타당성이 확인되면 담보없이 자금 지원을 받도록 하는 제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한편, 문화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나 전문인력은 극히 취약하다. 문화산업 종사자 중 정규 전문교육을 받은 비중이 30%가 안 되며 주로 단순 제작에 종사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 교육기관의 육성, 첨단 교육과정의 개발 및 운영, 산학협력체제 구축 등 문화산업을 주도할 전문인력 양성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문화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것이 유통구조 개선이다. 이번 ‘겨울연가’를 통해 가장 많은 이득을 취한 곳은 주인공 배용준이나 수출사 KBS가 아니라 일본 NHK이다. 일본 NHK는 ‘겨울연가’ 하나로 연말까지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정작 KBS가 수출한 가격은 7억원 수준이다.
앞으로 한류를 더욱 확산시키고 문화상품을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는 유통구조 현대화 및 국제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더불어 수익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유통문화의 혁신이 요구된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불법적인 무료 서비스와 복제가 만연하여 아무리 좋은 문화상품을 만들어내도 수익성 보장이 안 된다. 게다가 사업을 추진할 때 마케팅비를 명분으로 대가성 뇌물이 성행하고 공정한 계약이나 실력보다는 인맥이 우선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으로 돼 있다. 시장질서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저작권법 등 법제 정비는 물론 업계의 사명감과 자정 노력이 따라야 한다.
-문화일보 12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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