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6. 17 - 9. 4 뉴욕 ICP
2005. 10. 1 - 2006. 1. 8 로체스터 조지 이스트만 하우스
2006. 1. 28 - 4. 9 메사추세츠 애디슨 미국 미술 갤러리



맨해튼에 소재한 ICP(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국제 사진 센터)는 저명한 전쟁 사진가 로버트 카파의 동생인 코넬 카파가 설립한 사진 전문 기관이다. 스스로 사진가이면서 특히 포토저널리즘 지향을 염두에 두었던 코넬 카파는 1974년 ICP를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500여 회의 전시회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진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다각도로 높이고 있다. 소장품만 해도 다게레오 타입으로부터 현대의 디지털 사진에 이르기까지 십만 여 점으로 방대하여 이를 바탕으로 기획된 전시는 현대에 등장한 가장 중요한 매체 가운데 하나인 사진의 본질을 폭 넓게 규명한다.

ICP에서 최근 개최된 바 있는 “영 아메리카“전은 앨버트 샌즈 사우스워스(1811-94)와 조시아 존슨 호즈(1808-1901) 두 사람이 보스톤에서 20여 년 간 함께 운영한 다게레오 타입 사진관에 집중하여 미국 초창기 사진의 사회적 전개상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프랑스의 루이 자끄 망드 다게르가 발명한 사진의 시초 다게레오 타입은 1839년 신대륙에 도달하여 19세기 중반, 그 선명하고 정밀한 재현적 속성으로 인해 인물을 포착하고 그 이미지를 영구히 보존하는 기록의 도구로 각광 받게 된 것이다.





다게레오 타입은 당시 자본주의 확대 일로를 달리며 미래의 경제적, 정신적, 사상적 강국임을 자처한 미국에서 큰 발전을 겪으며, 특히 동부의 번영한 도시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톤 등에서 사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사우스워스와 호즈는 당시 미국의 제2의 도시로 인구 9만3천을 상회하던 보스톤의 구시가 중심지에 사진관을 개업하여 다게레오 타입 초상 사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장본인들이다.

두 사람의 파트너쉽은 1843년부터 1863년까지만 지속되지만, 호즈는 그 후에도 가족 중심체제로 사진관을 계속 운영하였다. 파트너쉽의 붕괴는 다게레오 타입을 대체하는 다른 사진 방식이 대두하는 시기와도 일치하는데, 다게레오 타입의 철저한 찬미자였던 사우스워스는 이후 사진을 법정에서 이용하는 필상학 전문가가 된다.




사우스워스와 호즈의 사진관을 방문했던 고객은 정치가, 장군, 자선사업가, 배우, 무용수, 시인 등 당시 정치, 경제, 문화계의 중심 인물들, 그리고 익명의 여성 등 각 영역을 망라한다. 특히 웨즈워스 롱펠로, 호레이스 만, 조지 피바디, 다니엘 웹스터 등과 같은 당대 저명인사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사진은 개인적인 용도와 공적인 목적에 따라 친근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가족 사진이 될 수도, 긴장감이 있는 다소 경직된 사진이 될 수도 있었다.

이러한 초상 사진에서는 빛과 그림자의 처리가 인물의 유사성과 회화적 효과를 높이는 관건이었는데, 사우스워스와 호즈는 다양한 노출로 여러 개의 원판을 만들어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이 경우 원판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는 인물의 포즈와 색조의 변화가 엿보여 다게레오 타입의 복제 불가능성과 동시에 개별 이미지의 유일성이 느껴진다. 원판의 아래로부터 표면으로 영상이 투사되어 올라오듯 금속판 위에 정확하게 새겨진 인물의 형상은 일회적인 것이어서 그 이미지가 널리 알려지기 위해서는 판화로 옮겨져야 했다.

그러나 사우스워스와 호즈의 이러한 사진은 단지 상업적인 용도로 제작된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화가 길버트 스튜어트, 존 싱어 사전트의 인물화와 비견되는 19세기 인물 사진의 선구가 되었다. 단순한 초상사진이 아닌 예술적인 것으로 승화되어 인물의 외형적 유사성과 내면의 정신을 표출하는 창이 된 것이다. 바로 초창기 미국 “영 아메리카”의 미와 정신을 담아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