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아트프라이스 국내 서양화가 73명 작품값 집계

'국내 화랑들은 이미 가격 조정기능을 상실했다. '
`미술경제` 전문지를 표방하는 월간 `아트프라이스`가 11월 초 발매될 창간호 에서 최
근 30여 년 간 국내 화가들의 작품 거래 가격을 집대성해 내놓았다.
20 일 창간호 발매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발행인인 김영석 마니프(주) 대표
는 '작가가 부르는 가격이 100일 때 실거래가는 그 가격의 20~30% 안되는 현실 이 지속
되고 있다'며 '화랑의 기능은 붕괴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의 호ㆍ불황에 관계없이 우리 미술 시장에
희망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트프라이스` 창간호에 담길 `이것이 국내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다` 기사는 첫 시리
즈 `서양화`편에서 국내 서양화가 73명의 가격 변동 현황을 모아 공개 했다.
작고 작가로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남관, 도상봉, 원로ㆍ중진작가로 권옥연, 김흥
수, 박서보, 유영국, 이대원, 윤명로, 하종현 등을 아우르고 있다 . 모두 10쪽에 걸쳐
이들 작가의 70년대 이후 그림값 변동을 제시하고 있다.
■IMF 이후 오른 작가 5명뿐
김 대표는 'IMF 때 그림값이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 작가는 박수근, 장욱진, 김 환기,
이중섭, 천경자 등 5명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는 또 한 유명 작고 작가의 예를 들며 '91~92년 호당 500만원, 97년을 즈음해
호당 200만원 정도 하던 그의 그림값이 지금은 호당 50만원 정도로 떨어져 있 는 상
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침체 상황의 원인을 김 대표는 `그림값`에서 찾았다.
그는 '10년 전 1 000만원에 산 그림들의 경우 요즘 시장에 내놓을 경우 300만~400만원
의 환금 가치도 보장받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함께 열린 `2003 마니프 ` 설명회를 위해 간담회에 참석한 작년 마니프 대상 작
가 석난희 씨는 '화가로 서 볼 때도 그림값에 거품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작품 값
이 비싸면 좋은 작가라는 생각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터무니없는 호가(呼價)
`아트프라이스`의 그림값 자료는 그림들이 화랑에서 실제 거래된 가격과 함께 작가나
소장자가 부르는 가격, 즉 호가를 함께 표시하고 있다.
예컨대 97년의 경우 고 박고석 화백의 작품은 호당 350만~4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호가
는 600 만원이었다.
고 변종하 화백의 그림도 97년 당시 200만원 정도에 거래된 것으 로 집계되지만 호가
는 그 두배인 400만원가량이었다.
원로의 경우 97년 윤형근 화백의 100호 그림이 1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호가는 3000만원
이었던 것으로 ` 아트프라이스`는 집계하고 있다.
97년 당시 `호가`의 근거는 김재준 씨의 `그림과 그림값`이란 책에서 찾았다고 `아트프
라이스`측은 밝혔다.
■삼각지가 시장 모델?
김 대표는 그림값만 제대로 책정된다면 미술 시장이 불황일 이유가 없다고 했 다.
김 대표는 속칭 `이발소 그림`의 공급원인 서울 삼각지를 예로 들었다.
그 는 '30만원 가격을 전후로 그림을 파는 삼각지 지역의 연 매출이 20억원 정도 는 되
는 것으로 들었다'며 '그림값만 제대로 잡힌다면 전국에 깔린 아파트가 왜 미술 시장
이 되지 못하겠느냐'고 말했다.
■`집계 자체가 무리` 비판도
`아트프라이스`는 창간호에 실린 그림값 집계를 두고 '호당 가격과 작가가 매 기는 호
가,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실거래가가 함께 공개돼 있어 국내 미술 계에 적잖은 파
문이 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술계 일각에서는 그 같은 그림값 제시가 애초부터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
다.
같은 작가라고 해도 작품에 따라 그림값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특정 작가의 그림값=
얼마`라고 제시 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김달진미술연구소 김달진 소장은 '작품의 질을 무시하고 특정 작가의 작품 가격대를 매
기는 것은 실거래에 있어 괜한 혼란을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주요 작고작가 작품가 변동현황 (첨부파일을 다운받으세요)

/매일경제10월21일, 이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