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잡지 <보그>의 사진가로서, 특히 영화계의 초상사진으로 유명한 버트 스턴(Bert Stern)이 1962년 로스엔젤레스의 벨-에르 호텔의 스위트 룸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촬영한 2천5백여 점의 사진 가운데 사진가 자신이 선택한 59점으로 구성된 마릴린 몬로의 초상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우연이라고 치기엔 얘기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진들은 심상치 않은 징조를 품고 있다. 처음으로 알 몸으로 그것도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사진을 찍도록 허락했다는 것과, 이 사진 촬영이 끝나고 6주 후에 먼로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 사진들, 특히 처음에 촬영된 사진들 속의 먼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완벽하고 다소 가식적인 글래머 스타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여전히 관능적이긴 하지만 약간은 흐트러지고 불안하면서 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평소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철저했던 먼로는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을 X자로 표시하고 출판되지 않도록 스스로 검열했었다. 따라서 전시된 사진 가운데 볼 수 있는 먼로의 얼굴과 몸에 그어진 X자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알레고리이자 일종의 예감이라 해석하기에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는 구실을 제공한다. 이 전시는 20세기 헐리우드의 ‘스타’ 시스템이 ‘이콘’으로 만들었던 먼로의 이상화된 미에 대한 문제 제기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자기 자신이 만든 ‘이미지’의 희생양이기도 했던 한 여배우의 비극을 말해준다.

리 프리들랜더(Lee Friedlander)사진전 9.19 - 12.31 파리 주 드 폼므 콩코르드 전시관
뉴욕의 MoMA가 기획한 리 프리들랜더의 사진전이 주 드 폼므에서 열린다. 워커 에반스와 로버트 프랭크처럼 리 프리들랜더는 도시에서의 일상과 미국인의 삶을, 틀에 얽매임 없이 자유롭고 때론 장난기 어린 시각으로 바라본다. 1960년대 그의 초기 작업에 나타나는 팝의 영향, 순간적인 익살, 그리고 과감한 형식과 구성은 그의 작업 전체를 특징짓는 요소들이다. 프리들랜더의 50년간의 작업들을 망라하고 있는 이 전시는 형태와 빛의 민감한 변화에 의해 포착된 도시의 활기와 함께 단순히 시각적으로 주어진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진의 힘을 다루고 있다.

칸디다 회퍼(Candida Hofer) 10.18 - 1.15(2007) 파리 루브르 박물관 마케트 전시실
2004년 파트릭 파이젠바움(Patrick Faigenbaum)과 2005년 장-뤽 물렌(Jean-Luc Moulene)의 사진전에 이어, 루브르 박물관이 올해는 칸디다 회퍼를 초대한다. 루브르가 ‘살아있는’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피카소의 그림들을 그랑 갤러리에 전시했던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현재성’과 ‘역사성’의 본격적인 만남은 ≪ 루브르 박물관의 현대미술을 위한 미션 ≫이 2004년부터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부터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 새로운 박물관 정책은 ‘죽은’ 미술의 ‘신성한 무덤’이 아니라 현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영향을 주는 ‘살아있는 예술적 원천’이라는 시각에 근거한다.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사진과 영화를 전공한 이후,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 사진가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회퍼는 이번 전시를 위해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실을 찍은 사진을 선보인다. 박물관이란 공간은 토마스 스트루트, 루이즈 로울러의 경우처럼, 현대사진이 선호하는 모티브 가운데 하나인데, 이번에 소개되는 회퍼의 작업은 정확한 객관성을 바탕으로 정밀하게 찍은 대형 칼라사진들로 구성된다. 이미 1970년대 초기 작업에서부터, 회퍼는 박물관, 도서관, 아카이브와 같은 공공 기관이나 교회, 오페라와 같은 공적 건축물로서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들을 선택하지만, 그 공간에 인간을 배제함으로써 장소의 ‘공공성’과 그 특성을 배반하는 ‘인간의 부재’를 결합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