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타카시 : 무라카미 베르사이유

9.14 - 12.12
파리 샤토드베르사이유


재작년 제프 쿤스(Jeff Koons)를 시작으로 현대미술을 통해 베르사이유에 새로운 활력과 새로운 시각을 준다는 의도로 기획된‘베르사이유 오프’프로젝트가 올해는 일본의 타카시 무라카미(Takashi Murakami)를 초대했다. 전시 개막 전부터 보수 성향의 단체들이 탄원서를 내고 보이콧을 하고, 마침내는 법정 소송까지 불거지게 만들었던 제프 쿤스전만큼은 아니어도, 대중문화, 특히 일본의 만화를 차용하면서 ‘키치미술’을 보여주고 있는 무라카미의 전시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미술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현대 미술가들 가운데 하나로서 베르사이유에서 무라카미의 전시는 전시 주최측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에게도 효과적인 미디어 마케팅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떠들썩하게 미디어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이런 유형의 기획에서 예술은 핑계고 돈이 주목적이라는 것이다. 예술이냐 아니냐라는 일견 케케묵은 논쟁으로 보일 수 있는 유형의 물음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아니, 고급과 저급, 전통과 혁신의 경계가 무너진 현대 미술에 있어서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슈는 없을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누군가의 작품은 싫어하고 좋아할 수 있겠지만 다분히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취향의 잣대로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을 재 예술과 비예술을 구분할 수는 없다.